세계 최초 ‘개인 생체정보’ NFT로 저장한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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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연세대 교수팀, 강원대·중앙대와 연구
디지털 치료·개인 맞춤형 의료·원격진료 활용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개발한 개인 생체정보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의 모식도. 연세대 제공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개발한 개인 생체정보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의 모식도. 연세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생체정보를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인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해 생체정보에 대한 소유권과 안정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

3일 연세대 홍진기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강원대학교 박주현 교수, 중앙대학교 이상민 교수팀과 함께 개인 생체정보를 블록체인 기반 NFT로 저장·유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데이터 주권 확보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생체정보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와 생체정보 분석 기술의 발달로 심박수, 혈당, 수면 등 유전 정보까지 민감한 생체정보의 수집·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수집된 생체정보는 여전히 중앙서버에 저장돼 해킹이나 무단 유출 등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암호 기술인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저장 구조를 활용해 생체정보를 암호화하고 이를 NFT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기에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보유하면서 제3자에게 투명하게 제공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인체 유래 심근세포에서 수집한 실제 생체데이터를 NFT로 발행하고, 해당 NFT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에서 신뢰성 있게 유지되고 유통될 수 있는지 검증했다. 특히 NFT의 거래 이력과 인증 체계를 통해 데이터의 진위성과 소유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처럼 분산 합의 방식으로 운영돼,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 거래 기록을 임의로 조작하기 어려워 데이터의 무결성과 신뢰성이 자동으로 보장된다. NFT는 스마트 계약에 저장된 고유 토큰 ID를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증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변에서 수집한 인체 유래 심근세포의 이미지와 이를 통해 얻어낸 생체정보를 NFT로 발행했다. 기증자 이름과 염기서열 등이 포함됐다. NFT를 실제로 유통한 결과 거래 이력과 인증 체계를 통해 생체정보의 진위성과 소유권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발행한 NFT는 발표된 논문을 기준으로 0.99이더리움(ETH)의 가치가 매겨졌다. 한화 약 245만 원이다.

홍 교수는 “양질의 데이터가 인공지능(AI) 학습 등에서 중요해지는 미래에서 향후 생체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 개인 맞춤형 의료, 원격진료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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