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통령 G7서 첫 데뷔 실용 외교로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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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여 일 만에 다자 외교 무대 나서
위상 회복 기회… 정체성 꼭 각인시켜야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딛는다. 취임 10여 일 만에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이번 외교 일정은 단순한 의전 이상의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실용 외교를 천명한 이 대통령에게 이번 회의는 명실상부한 외교 시험대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개최되는 만큼 이 대통령이 말해 온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외교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구나 최근 한국 외교는 전임 정부 후반기 대외적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이번 G7 데뷔는 한국의 외교 위상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G7은 본래 서방 선진국 중심의 경제 협의체였지만, 최근에는 정치·안보 중심의 지정학적 연대체로 진화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 속에서 사실상 미국 중심의 연합체로 작동 중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무역·안보 의제가 핵심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크고, 일본과의 양자 회담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도 조율되고 있다. 당연히 이 자리에서 중국 관련 공동 메시지가 요구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도 중시해 왔다. 실리와 원칙, 균형과 전략을 아우르는 노련한 외교가 요구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가졌다. 약 20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통상 현안과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정상은 피습 경험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러나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통화가 당선 직후가 아닌 취임 3일째에야 이뤄졌고 백악관도 통화 후 이틀 넘게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아 워싱턴의 미묘한 거리감이 감지된다. 이는 이 대통령의 과거 대중 발언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런 미국의 시선을 바꾸려면 이 대통령이 먼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란 점을 보여줘야 한다. 실용 외교는 유연하되 모호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 외교는 지금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12·3 계엄으로 6개월에 이르는 외교 공백도 있었다. 그러기에 위상 회복도 시급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이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인지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G7은 단순한 첫 다자 외교 무대를 넘어 이 대통령의 외교 정체성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분수령이다. 외교의 중심에 다시 서기 위해선 첫 단추를 정교하게 꿰어야 한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 논의와 성과가, 한미일 회담이 성사된다면 중국 견제 메시지에 대한 입장이, 외교 역량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첫 외교 무대에서 이 대통령은 무엇이 실용 외교인지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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