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종 회의장 화재로 일부 문화유산 긴급 대피…1시간30분 만에 완진(종합)
서울 종로구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같은 건물에 있던 일부 불교 문화유산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졌다.
1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 옆 4층 규모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이 났다. 불이 시작된 해당 건물 2층 국제회의장은 조계종 총무원 사무실과 한국불교중앙박물관을 겸하는 건물과 나란히 있으며 통로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불은 다행히 문화재가 다수 있는 한국불교중앙박물관이나 조계사까지 옮겨붙지는 않았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며 총력 진화에 나섰고, 약 1시간 30분 만인 오전 11시 57분께 대응 1단계를 해제하며 완진을 선언했다. 진화에는 소방 차량 35대와 인력 142명이 동원됐다. 국제회의장에 있던 시민과 스님 등 100명과 기념관에 있던 200명 등 총 300명이 스스로 대피하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 당국은 천장 에어컨에서 불꽃과 함께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는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 '호선(毫仙) 의겸(義謙):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을 위해 전국 사찰의 문화유산 다수를 보관 중인 가운데 발생했다. 박물관에는 국보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와 보물인 여수 흥국사 십육나한도을 비롯한 국보 9점·보물 9점 등 총 33점이 전시 중이었다. 불교중앙박물관장인 서봉스님은 언론 브리핑에서 "다행히 화재가 전시관과 수장고로 이어지지 않아 안전하게 잘 보존됐다"고 말했다. 실제 국보와 보물급 유물은 모두 유리 차단막 내부에 전시돼 있어 손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33점 중 외부에 노출됐던 지정 문화유산 1점과 비지정 문화유산 7점 등 8점은 화염·연기 영향 가능성에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다. 서봉스님은 "박물관의 안전과 보안이 확보됐을 때 다시 (문화유산들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