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기본설계안 최종 실격… 이제 빠른 착공이 답
정부, '공사 기간 9년' 현대건설 부적격 판정
재입찰과 시공사 선정 서둘러 조속 추진을
‘공사 기간 108개월(9년)’을 냈던 현대건설의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본설계안이 최종 실격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10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이하 중심위)를 열고, 현대건설이 제출한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본설계안에 대해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정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84개월·7년)을 준수하지 못한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안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4월 28일 정부 입찰 조건의 공사 기간 84개월보다 2년을 초과한 108개월을 반영해 기본설계안을 제출했고, 이후 국토부의 보완 요구도 거부했다. 입찰 조건을 어긴 만큼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안 부적격 판정은 예상된 결과다.
국토부가 이번 중심위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현대건설을 대신할 새 사업자를 찾는 재입찰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국토부는 조달청에 관련 서류를 보내는 행정 과정을 통해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의계약 중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설추진단은 건설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입장과 건의 사항을 들어볼 계획이다. 이는 앞으로 진행될 재입찰에서 건설사들의 응찰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가덕신공항의 2029년 12월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재발주를 서둘러 첫 삽을 최대한 빨리 뜨는 것이 관건이 됐다.
부산시는 지난 9일 입장문 발표를 통해 가덕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서는 당초 정부 입찰 조건인 ‘공사 기간 84개월’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착공 후 시공 과정에서 지반 등 불가피한 여건 변화가 발생한다면 기술적으로 검토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 사회 일각에서 11일 이에 대해 ‘현대건설 계약 파기를 감싸며 공기 연장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비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박형준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84개월 설계안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고, 재입찰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기 논란으로 착공과 개항이 늦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9년 설계안’이 최종적으로 부적격 처리가 됨으로써 이제 국토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재입찰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앞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입찰부터 4차례나 유찰되는 등 삐걱거린 전례가 있다. 재입찰 과정에서는 이러한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되며, 시공사 선정을 통해 최대한 빨리 착공에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덕신공항의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약속한 만큼, 국토부가 빠른 착공과 적기 개항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함은 마땅하다. 부산시도 새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