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싱크홀에 하수관로 교체 수요 급증... 하수도 요금 인상 될까
시, 하수도경영 관리 용역 착수
‘싱크홀 공포’로 교체 요구 높아
부산시가 최근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구간에서 잇따른 지반침하로 시민들의 하수관로 교체 수요가 증가한 점을 고려해, 하수도특별회계의 재정 건전성을 검토한다. 부산시 하수도특별회계는 매년 수백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어,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하수도 요금 인상이 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시는 지난 2일 ‘2025년 하수도경영 중장기 관리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하수도경영 중장기 관리계획은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5년 단위 하수도특별회계의 재정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계획으로, 매년 부산시가 수립한다.
시는 특히 올해 용역에서는 지반침하로 노후 하수관로 교체 수요가 높아진 점 등이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라 하수도 요금 반영도 검토할 예정이다.
부산에는 설치된 지 20년 이상 지난 노후 하수관로가 6018km에 달한다. 모든 관로를 교체하려면 989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61억 원을 투입해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해왔다. 올해는 10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정부 추경을 통해 48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하수관로 정비는 당장 회계상 손실을 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비가 완료된 재산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입원인 하수도요금이 적정한 시기에 인상돼야 장기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수도 수입은 대부분 시민들이 납부하는 하수도사용료에 의존하고 있고, 국고보조금과 원인자부담금은 일부에 그친다.
시에 따르면 2024년 하수도특별회계 당기순손실은 610억 1300만 원이었고, 이번 회계연도 당기순손실은 785억 1100만 원으로 예상된다. 당장의 지출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하수도시설 정비를 고려해 감가상각비를 반영하면 매년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도심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했던 서울시는 최근 노후 하수관 정비를 위해 내년부터 5년간 하수도 요금을 연평균 9.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해부터 t당 하수도 요금을 8% 올렸고, 오는 2026년까지 매년 같은 폭의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현실화율은 여전히 71.16%에 그쳤다. 7대 특광역시 중에서도 현실화율이 3번째로 낮다.
부산시는 매년 용역에서 요금 수입보다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지적받았으나, 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요금 인상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공공하수인프라과 관계자는 “요금 인상 폭보다 비용 증가 폭이 더 큰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인상 여부는 용역 결과를 보고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