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주 ‘불장’…이달 셋째주 6년 9개월만에 최대 상승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강남 송파 서초구 등에서 전역 확산세
새정부 세제보다 공급확대 강조 영향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주택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1주일 간 0.36%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음달 대출 규제를 앞두고 막바지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주택 공급확대를 강조하고 세금문제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런 상승세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6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에 따르면 서울은 이번주 0.36% 올라 지난주(0.26%)보다 상승폭이 더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대단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고 매수문의가 많아지고 있으며, 상승 거래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3구를 포함한 강남지역 11개구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강남구(0.75%)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추진단지 위주로, 송파구(0.70%)는 신천·잠실동 위주로, 강동구(0.69%)는 명일·암사동 대단지 위주로 올랐다. 서초구(0.65%)도 잠원·서초동 위주로 상승했다.
상승세는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성동구가 0.76% 올라 약 12년 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마포는 0.66% 오르며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동작(0.49%), 양천(0.38%) 등도 상승폭을 확대하는 등 서울 주요 지역이 모두 들썩이는 모양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래미안리버젠아파트 59㎡의 매도호가가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발표 직후인 3월 말에는 18억 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20억원”이라면서 “그마저도 가계약금을 입금할 계좌가 나올지를 물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토허제 해제했을 때 잠깐 손님이 있다가 그치나 했는데 갑자기 얼마 전부터 집이 막 나가더라”라며 “지금은 매물은 다 거둬들여서 시장에 살 사람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약서 쓰려고 마주 앉은 상황에서 1억원을 더 달라고 요구해서 거래가 무산됐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지방 주택 보유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방의 40대 무주택자 A씨는 “2017~2018년, 2020~2021년 상승기를 겪으면서 큰 박탈감을 느꼈는데 또다시 집값이 들썩인다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풍선효과에 갭메우기가 동시에 나타나고 대출 규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여기에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통화량 증가 기대, 공급 부족 불안 심리도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새 정부가 공급을 강조하고 세금제도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안도랠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