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1차관 “중동정세 새 국면…수출입기관 유사시 대응체계 확립"
트럼프 관세에 중동전쟁까지…산업부, 수출동향 회의
석유공사, 24시간 모니터링…비축유 방출 태세 완비
문신학(왼쪽)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3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6월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중동분쟁 개입에 따른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 및 리스크를 점검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오후 문신학 1차관 주재로 미국의 중동 분쟁 개입에 따른 '수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고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 및 리스크를 점검했다.
문 차관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업종별 담당과 및 관련 기관들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유사시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한 2749억 달러를 기록하며 상반기 '마이너스 수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주요 수출 품목별로 보면 1∼5월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SSD) 등 IT 3개 품목과 선박, 바이오헬스 등의 수출은 증가했다.
최대 수출품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의 견조한 수요로 1∼5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품목 관세 부과에 조지아 신공장 가동 본격화 등 영향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6.6% 감소하는 등 뒷걸음질 쳤다.
다만, 유럽연합(EU·13.2%), 중동(12.0%), 독립국가연합(CIS·52.5%) 등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수출 감소 폭을 줄여 작년 대비 2.5% 감소에 그쳤다.
석유제품(-21.5%)과 석유화학(-10.6%) 품목의 경우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단가와 물량이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봉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진 다음날인 23일 오전 김동섭 사장 주재로 석유위기대응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중동정세 악화에 따른 석유수급 위기에 대한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석유공사는 정부의 석유수급 위기 대응 체계에 맞춰 자체 가동 중인 ‘석유위기대응 상황반’을 이날 24시간 체제로 전환해 국제 유가 변동과 국내외 석유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단계별 대응조치 방안도 점검을 마쳤다.
석유공사는 국내 원유도입 차질, 민간 원유재고 급감 등 석유수급 위기 발생 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정부비축유 방출이 가능한 긴급 대응태세를 완비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방출을 결정하게 되면 석유공사는 국내정유사에 배정된 물량 만큼 송유관 또는 유조선을 활용해 즉시 방출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정부 및 민간을 합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고기준인 90일분을 상회하는 총 206.9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석유공사는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총 116.5일분의 정부비축유를 관리하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