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문학의 확장’ 박찬욱 감독 “‘소년이 온다’ 영화화 욕심”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근 국제도서전서 이야기 나눠
‘외딴 방’ ‘관촌수필’ 등 좋아해
소설 원작 영화 여러 편 흥행 성공

박찬욱 감독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영화와 문학 이야기를 나눴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영화와 문학 이야기를 나눴다. 연합뉴스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한국 문학 작품으로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있어요. 첫 챕터만 읽고도 ‘와, 정말 너무너무 잘 썼다. 걸작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박찬욱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도서전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던 박 감독의 대담은 수백 명이 무대 주변을 둘러쌌을 정도로 크게 화제가 됐다. 박 감독은 ‘영상화하고 싶은 소설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며 “신경숙 작가의 ‘외딴 방’도 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지만,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는 희망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대표작 대부분을 책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화했다.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상연의 소설 ‘디엠지’(DMZ), 영화 ‘아가씨’는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다. 2009년 만든 영화 ‘박쥐’는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을 모티브로 한다. 영화 ‘올드보이’는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에서 시작됐다.

박 감독은 원작이 있는 영화 작업을 여행에 비유했다. 그는 “원작이 있으면 미리 예약도 하고 동선도 다 짜고 그렇게 해서 출발하는 여행하고 비슷한 거 같다”며 “계획과 다른 여행이 펼쳐지기도 하듯이,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도 종종 다른 결과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존 르카레를 꼽았다. 그는 “사춘기 때 동서추리문고 시리즈 중 그의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은 뒤로 제 최애 작가는 존 르카레였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 소설을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감히 ‘리틀 드러머 걸’이 그의 작품 중 최고라고 주장하는 극히 소수의 팬”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작품의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작가와 만나 옛이야기를 들은 일화도 전했다.

박 감독은 한국 문학 작품 중 각색하고 싶은 작품으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이문구의 연작소설 ‘관촌수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꼽았다. 신경숙의 ‘외딴 방’과 김훈의 ‘칼의 노래’ ‘남한산성’도 언급했다. 최근 즐겨 읽는 작가로는 ‘아우스터리츠’를 쓴 제발트라고 했다. 박 감독은 “르카레 선생의 후기작을 읽다가 거기 등장하는 주인공이 제발트 팬이더라”며 “제발트는 자꾸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은 마성의 작가”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올해 추석 무렵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선보이기 위해 후반 작업 중이다.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미국 소설 ‘액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