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프라 격차 해소하자” 경남에 부는 작은미술관 바람
인구 10만 명 안팎의 경남 소도시를 중심으로 ‘작은 미술관’이 늘고 있다. 보건소나 마을회관 등 유휴 공간은 물론 지자체 청사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주민 호응이 높다.
7일 경남 함양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군청 본관 지하 1층에 ‘함양군 작은미술관’이 정식 개관했다. 첫 전시에는 함양군이 보유 중인 작품 36점 중 5명의 심사위원이 선별한 22점이 선별됐다. 그간 상시로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1시간 거리에 있는 진주나 대구로 가야 했던 함양군 주민은 이러한 갈증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전시와 문화 행사를 확대해 군민의 삶 속에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휴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꾸는 ‘작은 미술관 사업’은 최근 경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도시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미술관이 농어촌으로 녹아들고 있는 셈이다. 운영이 중단된 남해 보건진료소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남해 바래길 작은미술관이 시초가 됐다. 바래길 작은미술관은 지금까지도 작가들의 활동 창구이자 지역민 문화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최근에는 산청군도 산청문화예술회관 1층 공유공간을 활용해 미술관으로 꾸몄다. 첫 기획전으로 도립미술관 작품을 일부 옮겨야 전시 중이다.
경남서부권은 전시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어서 이 같은 움직임에 작가나 주민의 호응도 높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이 진주에 있긴 하지만 규모가 커 젊은 작가나 소규모 모임이 전시전을 열기는 쉽지 않는데 곳곳에 작은미술관이 생기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용석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히 대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등용문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