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오페라하우스 사업비 문제로 차질 생겨선 안 돼
공기 연장·건설비 상승 800억 추가 예상
BPA 분담금 답보… 해수부 전향적 자세를
내년 준공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늘어난 건립 비용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부산 북항재개발구역 내 건립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북항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내년 말 준공을 앞두고 늘어난 건립비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총사업비가 현재 3117억 원에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조정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총사업비는 롯데그룹이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기부한 기금 1000억 원을 포함해 최초 2500억 원으로 출발했고, 2021년 지금 수준으로 조정됐다. 총사업비 3117억 원은 공사비 2818억 원과 설계 등 기타 비용 299억 원을 더한 금액이다. 여기서 총사업비가 현재 기준에서 800억 원 안팎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자아낸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북항재개발 사업지 내 2만 9542㎡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다. 오페라, 뮤지컬, 발레 등을 공연할 수 있는 1800석 대극장, 300석 소극장과 전시실, 야외광장 등을 갖춘다. 현재 공정률은 63%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18년 5월 첫 삽을 떴지만, 파사드 공법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준공 일정이 당초 2022년에서 2026년 12월로 미뤄졌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장을 만들기 위한 시설 개선과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건설·소방·설비 등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처럼 여러 변수가 생기면서 총사업비 증가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시는 총사업비 가운데 사업 마지막 연도인 내년에 마지막 831억 원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800억 원가량 사업비가 추가될 경우 시가 마련해야 하는 재원은 1600억 원대로 배가 된다. 문제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약속한 사업비 분담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BPA는 2018년 11월 부산시와 협약을 통해 최대 800억 원 지원을 약속했지만, 2019년 10월 경영평가 악화 우려 등을 이유로 500억 원으로 지원액을 축소했다. 이후 기재부가 ‘부산시 사업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BPA가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난색을 보였고, 이후 분담 논의가 진전이 없다고 한다. 사업비 추가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인 북항재개발사업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시설이다. 지난달 개관한 부산콘서트홀과 함께 부산의 문화 지형을 대대적으로 바꿀 랜드마크 공간이다. 단순한 건물 하나가 아닌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장을 짓는 것인 만큼, 제대로 된 공법 적용은 물론 최신 설계와 시설 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이다. 이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건립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일이다. 시도 해수부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만나서 사업비 지원 필요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BPA의 지원이 북항재개발 수익을 환원하는 방식인 만큼, 해수부와 기재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