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성자 화백 유품, 고향 진주시에서 전시한다
故 이성자 화백이 쓰던 이젤…화백 예술혼·창작 정신 담겨
조규일 진주시장이 故 이성자 화백 유품인 이젤을 소개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세계적인 추상화 거장인 故 이성자 화백의 유품이 고향인 경남 진주에 전시된다.
25일 진주시에 따르면 故 이성자 화백이 생전에 프랑스 아틀리에에서 사용하던 ‘이젤’을 화백의 고향 진주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이 이번에 기증받은 이젤은 프랑스 남부 투레트(Tourrette)에 있는 이성자 화백의 아틀리에 ‘은하수’에서 직접 사용하던 것으로, 화백의 예술혼과 창작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상징적 유품이다.
이번 기증은 지난해 진주시와 프랑스 투레트시가 문화·관광·교육 분야 교류를 위해 체결한 우호 도시 교류의향서 이후 이뤄진 실질적 협력의 결실로, 양 도시 간 문화적 연대의 의미를 갖는다.
앞서 조규일 진주시장은 투레트의 이성자 화백의 예술혼이 담긴 작업실 아틀리에를 방문했고, 이를 뜻깊게 생각한 유족인 큰아들 신용석 씨가 “어머니의 작업 도구를 어머니의 고향 진주에 전달하고 싶다”며 유품 기증 의사를 밝히며 추진됐다.
이후 조 시장은 지난달 23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연례회의’에 참석한 뒤 이 화백 유족으로부터 이젤을 기증받았다. 이어 프랑스 투레트시의 협조를 받아 유품은 지난 23일 진주로 옮겨졌다. 이 유품은 이성자미술관에서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며, 시민들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2015년 화백의 376점의 작품 기증을 계기로 개관한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은 이번 유품 기증으로 예술가의 숨결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화백의 예술정신과 역사가 담긴 상징이다. 이번 유품 기증은 이성자 화백의 예술적 유산이 시민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성자미술관이 남부권 대표 미술관으로서 세계적인 예술가의 정신을 잇는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성자 화백의 투레트 아틀리에는 지난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건축물’로 지정됐으며, 이는 한국 작가의 작업실 중 최초 사례다. 올해 5월에는 투레트 시청과 프랑스 문화부(DRAC) 공동 주관으로 현판식이 열려 역사·문화적 의미를 더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