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온열질환자도 역대급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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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누적 100명…집계 이래 최대치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3배 증가
종전 최대치 2018년 65명도 넘어서
경남도 200명 육박…작년 2배 수준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1주일 간, 울산항 주요 건설현장 네곳을 대상으로 온열질환자 발생 대비 비상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UPA 제공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1주일 간, 울산항 주요 건설현장 네곳을 대상으로 온열질환자 발생 대비 비상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UPA 제공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울산에서는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남에서도 지난해 대비 환자 수가 2배 급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해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울산 지역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총 1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같은 기간에 발생한 최다 인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명보다 약 4.3배 많고, 이전 역대 최대 인원인 2018년 65명보다 35명이 더 많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울산시가 올해 감시체계를 닷새 빨리 가동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우려되는 수치다.

최근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경남에서도 지난 20일 비가 그친 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수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18개 시군에서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197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사망자도 1명 나왔다. 지난 2일 진주시 금산면에서 밭일하다 숨진 80대 여성이 올해 경남지역 첫 온열질환자로 분류됐다.

현재 경남에는 18개 시군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창원·김해·양산·진주·밀양·사천시와 함안·창녕·하동·산청·함양·합천군은 폭염경보, 나머지 6개 시군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반도를 뒤덮은 열돔 현상에 울산과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발생한 국내 온열질환자 수는 2183명이라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871명보다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온열질환으로 사망자도 총 11명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 폭염에 대응 중이다.

동시에 폭염 취약계층 대상 안전 확인·보호조치, 무더위쉼터 지속 점검·관리, 무더위쉼터·폭염저감시설 운영, 냉방기 사용 증가에 따른 화재 주의, 전력 수급 관리, 농축산수산물 폭염 피해 예방, 재난 문자·방송, 마을 방송 등 가용매체 활용 폭염 행동 요령 안내 등을 강화했다.

보건당국은 “폭염에는 고령자와 야외근로자, 만성질환자, 어린이 등이 특히 위험할 수 있다”며 “고열, 두통, 빠른 맥박과 호흡 등 주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수분 등을 섭취하고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의식이 없으면 119구급대에 신고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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