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일항사 'IMO 용감한 선원상' 수상… 금성호 선원 12명 구조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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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 근해 전복 사고 때
바다에 뛰어들어 동료들 구해

지난해 11월 금성호 침몰 사고 발생 해역에서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11월 금성호 침몰 사고 발생 해역에서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11월 제주도 비양도 근해에서 전복된 135금성호 선원 12명을 구조한 공을 인정받은 이태영 일항사가 국제해사기구(IMO)가 선정하는 ‘2025 IMO 용감한 선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IMO는 지난 11일 열린 제134차 이사회에서 24개 회원국과 1개 비정부기구(NGO)로부터 총 60건의 후보 추천을 접수해 심사한 결과 이 씨를 유일한 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11월 8일 새벽 135금성호는 갑자기 기울어지면서 뒤집어졌다. 수면 위에는 프로펠러만 드러나 있었고, 일부 선원은 프로펠러에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렸으며, 나머지 선원들은 강한 조류에 휩쓸려 해상에 표류하고 있었다. 이 씨는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구조 어선에서 던져준 구명환을 물에 빠진 선원들에게 건네며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다. 선원 모두가 구조 어선 사다리를 오를 때까지 현장을 지켰고, 추가 수색 중 물에 떠 있는 심정지 상태 선원 2명을 함께 구조한 뒤 마지막으로 구조 선박에 올랐다.

그의 구조 활동은 금성호 옆 줄잡이배 선원들의 진술로 세상에 알려졌다. 구조 작업 뒤 제주도 한림항에 돌아와 간단한 치료를 받은 그는 아직 구조되지 않은 선원을 수색한다는 소식에 사고 해역을 잘 안다며 스스로 다시 현장 수색에 참여했다.

지난 2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 씨에게 공로상을 시상했던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IMO에 제출한 추천서에서 “이 씨는 동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건 바다의 진정한 영웅으로, 그의 행동은 세계 선원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사고 후 심각한 심리적·육체적 충격을 겪은 이 씨는 회복을 거쳐 다시 어선에 올라 조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제정된 ‘IMO 용감한 선원상’을 받은 국내 수상자로는 2011년 아덴만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있다. 한편 이태영 일항사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11월,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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