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픽] 음악-체코 야나체크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 부산서 한국 초연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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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테음악극연구소 기획 레오시 야나체크 작품
베히텔 연출·정찬민 지휘… 22일 금정문화회관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체코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의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가 국내 최초로 부산 무대에 오른다.

루체테음악극연구소는 오는 22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2025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오페라는 작곡가 야나체크가 70세를 앞두고 완성한 후기 대표작으로, 체코의 신문 연재 만화에서 착안해 탄생했다. 표면적으로는 동화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자연과 문명, 동물과 인간, 세대와 세대가 맞물리는 삶의 거대한 순환과 본질에 대한 치열한 성찰이 담겨 있다.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 포스터.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오페라 ‘영리한 작은 여우’ 포스터.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암여우 ‘비트로우슈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자유와 사랑, 상실과 죽음을 관통하며, 숲이라는 상징적 공간 속에서 존재의 경계와 의미를 음악적으로 탐색한다. 야나체크 특유의 리듬감과 언어적 억양, 민속적 색채가 결합돼 고전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미학으로 유럽 현대 오페라 레퍼토리의 중심에서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한국 초연은 루체테음악극연구소가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야나체크 음악 세계에 대한 탐구와 기획의 결실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단순한 해외 작품의 초연을 넘어, 익숙한 전통 오페라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언어와 극적 해석으로 관객과 만나는 공연”이라며 “국내 오페라계의 감수성과 제작 방향에 신선한 자극을 주며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클레멘스 베히텔은 독일 오페라 및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연출가로, 섬세한 심리 묘사와 구조적 해석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지휘는 부산 출신으로 독일 아헨시립극장의 부감독으로 활동 중인 정찬민이 맡아 야나체크 특유의 작품 세계를 생동감 있게 구현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코리안오케스트라와 루체테오페라앙상블이 연주와 합창을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준비했다.

22일 오후 2시, 오후 7시 30분.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 R석 5만 원, S석 4만 원, A석 3만 원. 예매는 인터파크티켓,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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