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무소식… 남은 산청군 80대 실종자 어디에?
19일 신등면 실종 80대 남성
매몰이나 익수 가능성 무게
경남도 인력 700여 명 동원
율현마을 복구 장비까지 투입
경남소방본부 소속 대원들이 27일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청군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수마가 할퀴고 간 경남 산청군에 수색 인력과 장비 등이 대거 투입돼 남은 실종자 1명의 흔적을 찾고 있으나 열흘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이다. 피해 마을을 수습할 중장비가 수색에 동원되면서 복구 작업이 멈추자 주민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28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나흘간 800mm 가까운 극한 호우로 산청군에서는 1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지난 19일 신등면 율현마을에서 급류에 떠내려간 80대 남성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경남도 소방과 경찰, 의용소방대, 군부대, 해경 등에서 꾸려진 수색 인원 700여 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이들은 대부분 탐침봉과 매몰탐지기를 이용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그 외에 차량과 헬기, 드론, 보트 등 장비 170여 대도 가동 중이다.
현재 실종자 수색팀은 율현마을~신등면사무소(약 4.5km) 구간과 신등면사무소~원지(약 16km) 구간 2곳에 도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원지~진양호(면적 2820㎡) 구간에는 수변과 수중 수색을 병행하는 중이다.
신등면소~원지 구간은 양천강과 경호강이 합류하는 강변이지만 현재 수심이 무릎 아래로 얕아 인력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진양호에는 보트 9대와 제트스키 4대, 수중 드론 등이 밤낮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색팀은 실종자가 급류에 휩쓸리다가 최종적으로는 토사에 매몰됐거나, 아예 진양호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극한 호우가 내린 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 이미 땅이 굳어버린 데다 저수지 내부는 평소보다 유속이 빠르고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
실종자가 매몰된 채로 사망해 부패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에 탐지견 8마리를 현장에 풀었다. 한 소방대원은 “뙤약볕 아래 힘들기도 하지만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힘을 내 현장에 들어간다”면서 “빨리 가족의 곁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장비가 수색에 집중하는 사이 율현마을 복구 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현재 율현마을 내 전파·반파된 주택은 10여 채다. 아직 건물 잔해를 치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종자를 찾는 게 우선이다 보니 여전히 토사 제거 작업 위주로 중장비가 가동되고 있는 탓이다. 또 실종자 수색 반경이 넓어지면서 나무와 바위 등 기타 현장의 장애물 제거에 장비가 분산투입되기도 했다.
정현철 신등면장은 “사람 찾는 게 우선이다 보니 중장비가 모두 수색에 투입됐다. 실종자 발견 이후에나 본격적인 복구가 이뤄질 것 같다. 일부 주택은 완전히 부서져 아예 철거해야 할 상황이지만 손을 못 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불편 사항은 이장을 통해 전달받아 순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