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적화물 증가세… 부산항 '컨' 처리 순항
올해 2분기 물동량 643만 TEU
전년도보다 3.1% 늘어난 실적
지난 1분기도 '역대 최대' 기록
중국발 미국향 환적 크게 늘어
전체 물동량 개선에 영향 분석
부산항 물동량이 중국의 대미 ‘밀어내기 수출’ 덕분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 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부과 등 글로벌 통상·무역환경 악화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는데도 올해 상반기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미국향 환적화물’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30일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1225만 TEU) 대비 3.5% 증가한 1268만 3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은 551만 9000TEU로 전년 동기(554만 4000TEU)보다 0.5% 소폭 감소했다. 반면에 환적화물은 716만 4000TEU로 전년 동기(670만 6000TEU)보다 무려 6.8% 늘었다.
아시아발 북미향 수출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발 북미향 컨테이너 운송량이 증가하면서 부산항 환적화물 증가를 견인했다. 부산은 북미노선 아시아 최종 기항지(Last Port)로, 중국·일본·동남아에서 북미로 가는 화물이 부산에 집하되면서 환적이 발생하는 구조다. 중국발 미국향 컨테이너 운송량 증가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전국 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811만TEU) 대비 1.9% 증가한 826만TEU로 집계됐다. 이중 수출입 물동량은 453만TEU로 작년 동기보다 0.6% 감소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 물동량이 8.4% 줄면서 전체 수출 물동량은 1.0% 감소한 226만TEU를 기록했다. 다만, 환적 물동량은 5.3% 증가한 370만TEU로 집계됐다. 미국(8.2%), 중국(4.7%) 등의 환적 물동량이 전체 물동량 증가를 이끌었다.
2분기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작년 동기(624만TEU)보다 3.1% 증가한 643만TEU로 집계됐다.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같은 분기 최대 물동량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 부산항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작년 동기(282만TEU)보다 0.4% 소폭 감소한 281만TEU를 기록했다. 반면에 환적 물동량은 작년 동기(341만TEU) 대비 5.9% 증가한 361만TEU로, 미국(8.3%↑)과 중국(6.0%↑)의 환적 물동량이 늘어 전체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관세 폭탄 등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선방한 이유는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밀어내기 수출 물동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항이 올 상반기에는 중국발 미국향 환적화물 덕분에 나름 선방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 부과 등 부정적 요인이 많아 물동량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항만·물류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BPA 관계자는 “부산항 환적의 가장 큰 부분이 아시아발-북미향 물량에서 발생하는데, 관세 등의 이슈로 인해 하반기 아시아발 북미향 컨테이너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며 “현재 미국 화주의 사태 관망에 따라 전 세계 1위 수입국인 미국 수입이 정체돼 있는데, 국가별 협상 진행에 따라 아시아발 북미향 물량이 살아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