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106명 ‘K스틸법’ 공동발의…“철강산업 위기 돌파” 초당적 나서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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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유럽 규제-中 저가공세에 삼중고”
“미국의 50% 관세폭탄은 사실상 ‘수입금지’”  
경쟁력 강화·녹색전환 지원·산업재편 유도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K스틸법 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어기구 의원실 제공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K스틸법 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어기구 의원실 제공

여야 국회의원 106명이 4일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직격탄을 맞은 위기의 국내 철강산업 지원을 위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일명 ‘K스틸법’)을 공동 발의했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철강포럼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녹색 철강 기술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K스틸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안은 포럼 공동대표인 어기구(더불어민주당)·이상휘(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하고 여야 국회의원 106 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해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법안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감면·생산비용 등 지원 △녹색철강특구 조성 및 규제 혁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아울러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통해 수입재 남용을 억제하고 정부 지원을 통해 철강산업의 재편을 유도하는 한편 수요 창출 기반을 구축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한국은 조강생산량 세계 6위, 철강재 수출 규모 세계 3위의 글로벌 철강 강국이다. 또한 철강산업은 우리 제조업 생산의 4.8%, 수출의 4.5%, 43만 명 이상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며 당진·포항·광양·순천·군산·인천 등의 지역 경제와 고용을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철강산업은 지금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 규제, 보호무역 장벽이라는 삼중고에 경쟁력을 상실하고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6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품목 관세 50%를 부과하고 있는 데, 지난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철강 제품은 50% 관세가 그대로 유지됐다. 유럽연합(EU)도 내년부터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철강기업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할 예정이다.

어기구 의원은 “미국의 50% 고율 관세는 사실상 수입금지 조치에 가깝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대기업뿐 아니라 수많은 중소 철강 가공업체들이 수출 급감과 경영 위기 속에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허성무 의원(창원시 성산구)은 “창원은 철강·기계·방산이 맞물려 있는 대한민국 제조업 생태계의 심장”이라며 “이 법은 단순한 기업 지원이 아니라, 한 산업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철강산업노동조합협의회는 즉각 환영성명을 내고 “철강산업은 저가 수입재 범람, 탄소중립 규제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역 경제와 고용 위축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며 “노사정 대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와 녹색전환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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