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맞으러 간다’던 거창 약수탕, 4년 만에 돌아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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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연수사 내 마르지 않는 샘물
신라 헌강왕 지병 치료 설화 등 존재
여름에도 차가워 지역 힐링스팟 인기
4년 전 시설 노후화 등 문제로 중단
시설 정비·연수사 도움 받아 재개장

경남 거창군 연수사에 있는 ‘물 맞는 약수탕’ 모습.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 연수사에 있는 ‘물 맞는 약수탕’ 모습.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의 숨겨진 명소, 연수사 ‘물 맞는 약수탕’이 시설 정비를 마치고 재개장한다. 시설 노후화로 운영이 중단된 지 약 4년 만이다.

6일 거창군에 따르면 연수사 경내에 위치한 ‘물 맞는 약수탕’이 시설 정비를 마치고 7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당초 거창군 남상면 감악산 기슭에 있는 연수사에는 푸른 빛이 감도는 바위 구멍에서 떨어지는 샘물이 있다. 극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사시사철 온도가 같다는 특징을 지녔다고 한다.

신라 헌강왕(재위 875~886년)은 지병과 중풍으로 고생하던 중 이곳의 약수를 마시고 목욕하며 지병을 치료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물의 영험함이 알려지면서 이곳에 절이 세워졌고 연수사(演水寺)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다.

연수사 대웅전 뒤 약수 바위에서 나오는 샘물은 절을 넘어 약수탕으로 흐른다. 약수탕의 물은 예로부터 맑고 시원한 물맛으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건강 약수로 알려졌다.

또한 “약수탕에 물 맞으러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여름철 힐링 장소로 활용돼 왔다. 특히 물이 차가워 여름철 땀띠 치료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1년 시설 노후 등 문제로 운영이 중단됐지만 이번에 시설 정비를 마치고 7일 재개장한다. 거창군 제공 2021년 시설 노후 등 문제로 운영이 중단됐지만 이번에 시설 정비를 마치고 7일 재개장한다. 거창군 제공

약수탕은 거창군이 2003년 물맞이길 정비사업을 통해 노천 샤워장을 만들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시설 노후 등의 문제로 연수사에서 운영을 제지하면서 한동안 운영이 중단됐다.

이에 거창군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을 위한 휴식 공간 조성을 목표로 정비사업에 나섰으며, 연수사 주지인 현조 스님 도움을 받아 약수탕을 재개장하게 됐다.

이번 정비를 통해 노후화된 수도 시설이 보수됐다. 또한 돌담이 세워졌으며 주변 환경이 정비돼 쾌적하고 안전한 이용이 가능해졌다.

거창군은 약수탕 재개장이 지역 명소의 기능을 되살리는 한편, 남상면 일대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칠식 거창군 남상면장은 “이번 약수탕 정비는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지역의 자연 자원과 문화 자산을 지켜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연수사 현조 주지 스님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번 재개장이 어려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수사 약수탕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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