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백화점·마트 몰린 발길… '여름=비수기' 공식 깨졌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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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센텀·커넥트 현대 등
7~8월 초 부산 백화점 매출 증가
영유아 패션·팝업스토어 등 인기
대형마트도 식품·냉방제품 호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열린 ‘포켓몬 캡슐 스테이션 인 부산’ 팝업스토어는 현재까지 7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 팝업 매출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열린 ‘포켓몬 캡슐 스테이션 인 부산’ 팝업스토어는 현재까지 7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 팝업 매출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제공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전통적으로 한산했던 여름 유통가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 주요 백화점들은 7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여름=비수기’ 공식이 깨졌다고 입을 모았다. 냉방이 완비된 실내에서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려는 발길이 몰렸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상승세를 거들었다.

롯데백화점 부산 지역 점포는 해당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평일에도 내점객이 크게 증가했고, 7월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 구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뛰었다.

이번 폭염 특수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가족 단위 소비 증가다. 영유아 패션 매출이 15% 이상 늘었고, 아동 놀이 체험 브랜드 방문객 수도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선글라스·양산 등 시즌 잡화 매출도 30% 뛰었으며, 식당가·식료품, 여성 캐주얼 패션군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가전·가구는 폭염에 따른 이사 수요 감소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체험형 콘텐츠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부산본점의 ‘포켓몬 캡슐 스테이션 인 부산’ 팝업스토어는 7월 25일 개장 이후 현재까지 7만 명 이상이 찾으며 역대 최대 팝업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팝업 방문객 중 절반 이상은 외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진행한 ‘점프숍’ 팝업에도 1만 5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올해 상반기 평균 신장률인 5%대를 웃도는 6% 후반대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고객이 늘었는데, 외국인들은 주로 지하 2층 하이퍼 그라운드와 4층 여성 컨템포러리 매장에서 구매가 많았다. 이곳들은 지역 최초·단독 팝업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유치로 쇼핑·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하 1층 이벤트홀을 F&B(식음료) 공간으로 탈바꿈해 올해 처음 선보인 ‘푸드 페스타’도 호응을 얻었다. 센텀시티 내 아이스링크 매출은 17% 늘었고, CGV 아이맥스관 리뉴얼 이후 영화관 관람객도 증가했다.

현대커넥트 역시 F&B 매출 증가와 함께 냉방 가전 판매 호조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는 계절 먹거리와 냉방 제품이 폭염 특수를 이끌었다. 이마트 부산 지역 점포(7월 1일~8월 10일)는 F&B 매출이 64% 폭증했다. 국산 과일(6%), 수입 과일(28%), 수산(5%), 생선회(22%), 냉동가공품(8%) 등이 두 자릿수 안팎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메가마트(7월 28일~8월 10일)는 수박(30%), 복숭아(40%), 아이스크림(20%), 스포츠음료(80%)가 강세였다. 보양식 수요도 늘어 냉장 레토르트 삼계탕·백숙·추어탕·설렁탕이 80% 신장했고, 삼계탕용 육계도 50% 판매가 늘었다. 선풍기 매출도 30% 증가했다.

업계는 폭염 장기화와 관광객 증가로 매출 상승세가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관계자는 “평년과 비교하면 비수기라 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하반기에는 지역 특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도 “9월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10월 추석 황금연휴 등으로 추가 특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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