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치우고 ‘반납존’… 부산 축제는 친환경 모드
부산주류박람회 다회용기 사용
회수율 95%… 관람객 참여 높아
시, 친환경 축제 전환 지원 강화
부산국제주류박람회에서 참가객이 다회용기를 반납하고 있다. 제로메이커스 제공
쓰레기통 대신 ‘반납존’이 자리한 부산국제주류박람회 푸드존. 다회용기 1만 개가 오가며 환경을 살리고, ESG 실천을 체험하는 축제가 관광 경쟁력과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15~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다회용기 회수율 95%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성과가 한층 높아졌다. 부산의 친환경 스타트업 제로메이커스가 2년 연속 운영을 맡아 체계가 자리 잡았고, 관람객들의 인식 변화까지 확인되면서 ‘친환경 축제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회용기 도입은 여전히 일회용품보다 비용이 높다. 그러나 올해는 박람회 주최 측이 ‘반의무적’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권아은 제로메이커스 대표는 “지난해는 권장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행사 자체가 ESG 실천을 전제로 움직였다”며 “비용보다 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는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박람회에서 다회용기 분실률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특히 접시류만 보면 2% 수준에 그쳤다. 광복절 연휴로 관람객이 예상보다 몰렸음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낸 셈이다.
현장을 찾은 한 20대 관람객은 “환경을 지키는 게 불편할 줄 알았는데 반납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컵을 직접 빌리고 반납하니 축제에 더 참여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제로메이커스는 영도 글로벌커피페스티벌, 수영 빈티지 나이트마켓 등에서도 다회용기를 운영했다. 영도다리축제에서는 4만 개 이상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회용기 운영은 단순히 쓰레기 감축을 넘어 도시 관광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1만 명 이상이 찾는 대형 행사에서 ESG 실천을 경험하는 것은 도시 이미지 제고와 재방문 유도에 효과적이다. 또한 세척과 관리 과정에 지역업체가 참여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부산의 ‘친환경 축제’ 전환에는 부산시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다. 시는 올해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 지원 사업’을 신설해 구·군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도입 비용과 개인 텀블러 이용자 리워드 예산을 보조하고 있다. 영도 글로벌커피페스티벌, 금정산성축제, 다대포 선셋 영화제, 광안리 어방축제를 지원했고, 시 주최 행사인 밀페스티벌, 부산바다축제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