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혜택 늘리고 새 이름 짓고… 부산 향토기업 위상 높인다
매출액 200억 이상 등 조건 완화
임원 위주 혜택 직원까지 확대
문화·레저 지원 늘려 청년 유입
인지도 높일 새 명칭 공모 진행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2025년 부산시 향토기업’ 인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운영 20년에 이른 향토기업 제도에 대해 명칭부터 가입 조건, 운영 방향까지 전체 틀을 바꾸는 한편 향토기업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대폭 혜택을 확대해 본격적인 향토기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향토기업 기준 낮추나
향토기업은 2006년 지역경제에 기여한 기업을 선정·예우해 지역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제도다. 향토기업은 그야말로 부산 기업이었다. 30년 이상 부산에 본사를 두고 경영 활동을 해야 하고, 상시 종업원 100명이 넘어야 한다. 최근 3년간 평균매출액이 200억 원을 넘어야 한다. 영업이익, 사회공헌활동, 법규 위반 사실 등도 따진다.
한 번 선정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3년마다 재인증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향토기업은 68개다. 올해 나라오토시스(주), 삼영엠티(주), 한라IMS(주), 효성전기(주), 은산해운항공(주)가 신규 선정됐다.
부산시는 이번에 향토기업 가입 조건 완화도 고민 중이다. 대구의 경우 ‘3030기업’이라는 명칭으로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 선정 기업이 190개 수준이다. 또 업력 30년에 고용 30명으로 부산 향토기업에 비해 허들이 낮다. 강원 역시 ‘백년기업’ 제도가 있는데 업력 20년에 고용 10명 수준인 기업 168개가 있다. 부산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고용, 매출액을 선정 필수 조건이 아닌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기업들과 기준 완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이 끌리는 향토기업 만든다
여기에 향토기업 혜택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광안대교 통행료 면제,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이 있었지만 대표와 일부 임원만 혜택을 보는 식이었다.
시는 이번에 민간 문화관광 플랫폼 홀릭잼과 손잡고 향토기업 혜택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홀릭잼은 서핑, 로컬브랜드, 여행 중심의 관광 전문 플랫폼이다. 서프홀릭, 요트, 아쿠아리움, 송도케이블카, 뮤지엄 원, 클럽디오아시스, 블루라인파크 등 관광어트랙션 10곳, 카사부사노, 도우개러지 등 부산 기반 로컬 브랜드 26곳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부산문화회관, 시민회관에 프리미엄 멤버급 혜택을 주고, 영화의 전당 영화료 할인 등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최근 청년들은 자부심과 워라밸, 복지 등이 중요한 구직 기준 중 하나인데 향토기업이 이러한 점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향토기업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향토기업 육성자금 한도를 기존 15억 원에서 5억 원 올린 20억 원, 운전자금을 기존 8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각각 늘렸다. 육성자금과 운전자금 이차보전도 각각 1.8%, 1.5~2.0%로 상향한다.
■향토기업 새 이름 찾는다
시는 향토기업 새 명칭 공모전도 연다. 향토기업이라는 일반적인 장수기업 이상의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공모전은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큐알(QR) 간편 설문을 통해 제안 명칭(부산광역시 ‘○○’기업, 국문/영문 가능, 글자 수 5자 이내), 명칭의 의미(100자 이내), 연락처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발표는 다음 달 15일 부산시 공식 누리집 고시공고를 통해 최종 발표된다. 수상자에게는 부산광역시장상과 동백상회 상품권이 수여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