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힘, 정동만 중심 지형 재편 관측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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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장 대표와 격의 없는 사이
친한계 조경태 등 입지 축소 전망
내년 지방선거 공천 충돌 우려

국민의힘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부산일보 DB 국민의힘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부산일보 DB

국민의힘을 이끌 새 대표가 26일 선출되면서 지역구 의석 18석 중 17석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 보수 정치권에도 적잖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날 지역 정가에 따르면, 부산 국민의힘 17명의 현역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돼 온 인물은 곽규택·김대식·김미애·김희정·박성훈·박수영·백종헌·이헌승·정동만·조승환·주진우(가나다순) 의원 등이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관련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부산 친윤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계파 색채는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장 신임 대표의 경우 평소 부산 의원들과 두루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계 입문 전 판사 시절 부산에 근무한 경험이 없는 등 지역과의 연결고리가 다소 느슨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친윤계로 설명되는 구주류의 지지로 장 신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이끄는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지역 정가는 뒤늦게 ‘장동혁 부산 인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역 중에서는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장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서울 임시 거처를 같은 오피스텔에 구했던 두 사람은 평소 편하게 식당에서 따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정도의 사이라는 게 여의도 상황에 밝은 인사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내년 부산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시당위원장인 정 의원을 중심으로 지역 보수 정치 지형이 재편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며 단합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인 친한계의 경우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친한계 좌장으로 불려 온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같은 계파로 분류되는 정성국(부산진갑), 정연욱(수영)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본인 또한 전당대회 기간 내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다 결선 투표가 결정되자 뒤늦게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판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산 국민의힘 내 친한계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구주류와 친한계가 충돌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 신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고 오히려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정 의원 역시 일부 당협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강잡기에 나선 상황인 까닭이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관례적으로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반영해왔지만 탄핵을 거치며 상대 계파를 향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이 또한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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