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토 준설 ‘급물살’… 용호만 악취 민원, 내년 여름엔 사라질까
오염 퇴적토 준설 예산 3억
부산시 지원받아 준설 예정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 계획
악취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부산 남구 용호만 일대. 부산일보DB
부산시가 매년 여름 반복되는 남구 용호만 일대 악취 문제(부산일보 9월 7일 자 10면 등 보도)를 해결하기 위해 남구청에 오염토 준설 사업비 3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발목을 잡던 예산 확보에 실마리가 잡히면서 악취를 줄일 수 있는 오염토 준설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다음 달 남구청에 특별조정교부금 3억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매년 여름마다 악취 피해로 민원이 이어지는 용호만 오염 퇴적토 준설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앞서 남구청은 지난 5일 부산시에 해당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남구청은 시비 확보 3개월 후 준설 사업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선 약 한 달 동안 용역을 통해 준설할 퇴적물 물량을 조사하고, 1~2개월간 계약 절차를 거치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남구청 설명이다. 실제 공사 기간은 3개월 정도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에는 준설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구청이 이번 사업을 통해 우선적으로 준설을 추진하는 구간은 퇴적물이 쌓이는 이기대어귀삼거리 옆 용호만 약 1만㎥다. 남구청이 3억 원을 들여 일부 구간에 사업을 우선 진행하려는 이유는 이를 통해 악취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사 전후로 악취 정도가 크게 달라지면 오염 퇴적토를 악취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준설 이후에도 악취가 계속되면 해류 흐름이 정체되면서 바닷물이 부패해 악취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남구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용호만의 전반적인 수질을 개선하고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첫 단추를 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남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오염 퇴적물을 걷어내면 악취가 줄어드는 동시에 용호만 수질도 한층 나아질 것”이라며 “악취 원인을 규명하면 단계적인 제거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호만 일대는 1963년 대규모 매립이 이뤄지며 철강공장이 들어섰고,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뒤에는 대단지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2009년까지 추가 매립이 진행되면서 해역 대부분이 메워졌고, 현재는 대연천과 용호천만 좁은 수로 형태로 남아 있다. 법적으로는 바다로 분류되나 매립 과정에서 하천 명칭이 붙여진 곳이다. 두 하천은 수질 오염과 악취 문제가 지속돼 매년 여름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