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이어온 태풍 ‘매미’ 추도식 올해 공식 종료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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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내습 때 마산서 18명 사망
“추도식 이후 재난 시설 정비돼”

2003년 11월 태풍 매미 피해 경남 마산 남성동 복구작업 마산 태풍피해 복구 현장. 부산일보DB 2003년 11월 태풍 매미 피해 경남 마산 남성동 복구작업 마산 태풍피해 복구 현장. 부산일보DB

20년 전 태풍 ‘매미’로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경남 마산에서 해마다 열리던 공동 추도식이 올해 마침표를 찍는다.

12일 태풍 매미 희생자 유가족들에 따르면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 때 옛 마산시에서 18명이 숨진 참사 이후 22년간 이어져 온 추도식을 올해 종료한다. 유가족들은 앞으로 각자의 집에서 조용히 추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간 태풍 등 자연 재난 참사 예방을 위해 ‘매미’ 희생자 공동 추도식을 열었으나 20여 년간 지역 사회 재난 시설이 정비됐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유가족들은 “과거 가족을 잃은 아픔은 지금도 가슴 속에 남아 있다. 지난 세월 마산시(현 창원시)와 지역사회, 그리고 여러 단체의 따뜻한 지원과 관심 속에 추도식을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부터는 공식 추도식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는 각자 집에서 조용히 추모하며 그날의 슬픔과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면서 “그동안 함께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고인들의 영혼이 영원히 평안하길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풍 ‘매미’는 2003년 9월 12~13일 경남을 강타하고 동해 쪽으로 빠져나가며 역대급 피해를 남겼다. 당시 태풍의 위력을 측정하는 기준인 중심최저기업은 950Pa로, 1959년 발생한 태풍 ‘사라(951Pa)’ 이후 가장 강했다. 중심 기압이 낮을수록 바람의 세기는 강해진다.

매미는 우리나라에 약 7시간 머물며 전국적으로 4조 7810억 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1만 9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19명이 사망, 13명이 실종됐다. 이중 경남이 피해가 컸다. 6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마산에서만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정부는 마산 앞바다에 5만8000㎡의 땅을 매립하고 길이 1.25km, 높이 6m 규모로 해일도 견딜 수준의 방재언덕(차수벽 포함)을 설치했다. 이 덕분에 2022년 대형 태풍 ‘힌남노’ 때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마산은 피해가 적게 발생했다.

한 유가족은 “끔찍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 차원에서 추도식을 이어 왔다. 이젠 마산에 차수벽 등이 생기면서 태풍이 와도 주민들 불안감이 덜한 것으로 안다. 그간 노력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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