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핫플 될 거라더니…” 창원문화복합타운 4년째 텅텅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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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지 내주고 k팝 공연장 협약
부실 준공 놓고 송사에 3년 허비
SM은 투자참여 포기하고 철수

총괄 감독 공모 과정서도 소송
4년째 빈 건물서 개관 준비만
운영 정상화 시점은 오리무중

창원시의 거듭된 송사로 4년째 콘텐츠 없이 황량하게 방치된 창원문화복합타운 전경. 창원시 제공 창원시의 거듭된 송사로 4년째 콘텐츠 없이 황량하게 방치된 창원문화복합타운 전경.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창원문화복합타운(구 SM타운)'이 완공 이후 4년 넘도록 개점휴업 중이다.

민간사업자와 법적 다툼으로 부침을 겪더니, 이제는 콘텐츠를 책임질 총괄감독 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소송에 발목이 잡혔다. 운영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창원문화복합타운 사업은 지난 2016년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일대 시유지에 한류 체험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창원시는 시유지를 내주고 사업자가 그 땅에 1200세대의 아파트를 짓게 하는 대신 수익 1010억 원을 투자해 SM타운과 공영주차장을 지어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굴지의 연예 기획사인 SM엔터테이먼트가 운영 참여자로 이름을 올리며 사업에는 큰 관심이 쏟아졌다. 곧바로 2017년 착공에 들어간 사업은 2020년 건물을 완공하며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2021년 사용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창원시에서 SM 측에 ‘시설이 다 갖춰진 만큼 투자 계획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SM 측은 ‘건물 설비가 협약 내용에 비해 부실해 참여가 어렵다’고 답했다.

창원시는 서둘러 사업자에 설비 보완 등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움직임 없이 시간만 지체됐다. 결국 사업 미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협약을 해지하고 사업자와 소송전에 들어갔다.

양측은 2년 간의 법정 공방 끝에 2023년 3월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다.

창원시는 사업자로부터 SM타운을 기부채납 받고, 사업자는 창원시로부터 협약 이행보증금 101억 원을 돌려받으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미 SM은 사업에서 손을 뗐고, 사업자는 분양 수익을 두둑히 챙겨 떠났다.

이후 창원시는 사업자와 SM이 떠나간 SM타운의 명칭을 창원문화복합타운으로 변경하고 창원문화재단이 이를 위탁운영하도록 했다.

정비를 마친 창원문화재단은 지난해 10월께 건물 내부 콘텐츠를 꾸밀 총괄감독 찾기에 나섰다.

이후 지원자 중 임용 후보자 1명을 뽑아 합격자 발표했으나 돌연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후보자의 결격사유 조회 등 검증 절차에서 실적을 증명할 서류가 빠졌다는 게 이유다.

재단이 곧장 감독 재공모에 돌입하자 이번에는 합격이 취소된 당사자가 '최종 합격 취소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등 소송을 걸어왔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재공모 과정도 일단 중단된 상태다.

민간사업자에 이어 감독 후보자와도 송사를 벌이는 통에 창원문화복합타운 내부는 여전히 휑한 채 방치되고 있다.

창원시와 문화재단 소속 직원 일부가 파견돼 건물 안에서 언제될 지 모를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당장은 콘텐츠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 섣불리 인테리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는 사이 전기세 등으로 건물 유지·관리비에만 해마다 3억 원가량 지출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총괄 감독 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 가처분 사유가 사라져 재공모 절차를 그대로 연계해 총괄 감독을 빠르게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패소 시에는 항소가 유리한 지 등을 검토해야 돼 논의를 거쳐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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