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 원하는 외국인… 한국어 교실 인기
김해시, 각 지역 사업장에 운영
장기 체류 희망 근로자들 몰려
외국인 수강생이 늘어난 경남 김해시의 한국어 교실 모습.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어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과거 단기 체류 후 귀국하던 사례가 줄고 정주를 희망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바뀐 풍경으로 풀이된다.
2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상반기 김해시의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을 수강한 외국인 근로자는 60명이다. 이 중 18명이 지난 7월 TOPIC에 응시해 15명이 합격했다. 지난 3월부터 단 15회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성과 치고는 탁월한 수준이다.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상시 운영하는 한국어 교실도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 인기다. 한 번에 350여 명의 수강생이 몰린다. 캄보디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10여 개국 출신 근로자가 참여한다.
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부는 이유로는 비자 변경과 생활 편의가 꼽힌다. 올해 TOPIC 4급을 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자헌길 씨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데, 여러 가지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은 비자 변경이다. E9(비전문취업비자)의 경우 4년 10개월 체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7-4(숙련기능인력비자)로 전환하면 장기 체류도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김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김해시 외국인 수는 3만 1625명으로 2021년 2만 613명에 비해 1만 1012명 늘었다. 4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한 셈이다.
센터 측은 가족과 함께 정주를 원하는 외국인이 늘었다고 말한다. 센터 김지윤 교육팀장은 “의료 등 본국보다 환경이 낫다며 가족을 데리고 오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지자체의 외국인 유입 정책으로 이 분위기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