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해운대백병원 허창민 교수 연구팀
말기신부전 환자 기억력 저하 단서 제공

복막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근적외선 뇌영상(fNIRS)을 이용해 뇌 기능적 연결성을 측정하는 과정.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제공

인제대해운대백병원은 신장내과 허창민 교수 연구팀이 복막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들의 뇌 기능적 연결성(뇌 부위 간 신호 소통 능력) 이 건강한 사람보다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9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이 복막투석을 6개월 이상 받은 환자 20명과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 20명을 비교한 결과 복막투석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뇌 연결 정도, 연결 강도, 네트워크 효율성이 모두 낮았다. 투석의 적절성과 혈액 내 인 수치, 혈색소 수치 등 일부 임상 지표와 뇌 연결성 사이에 밀접한 관련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투석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투석 상태와 혈액 성분 변화가 뇌 신호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기신부전 환자는 빈혈, 독성 물질 축적, 혈관 손상 등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 치매와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을 흔히 겪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환자들의 기억력 저하와 치매 위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허 교수는 “투석 환자의 치료 목표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과 인지 기능 유지까지 확대돼야 한다”며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연구를 진행해 치매 예방과 치료 전략 마련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