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미조개 방류, 하수관로 정비… 국정자원 화재로 부산 지자체들 사업 ‘차질’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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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자 입찰 시스템 마비
입찰과 개찰 등 기능 안 돼
추석 연휴 이후에 복구 전망

2일 오후 10시부터 오는 12일 오후 11시까지 나라장터시스템 복구가 이뤄지는 것을 알리는 공지사항. 나라장터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2일 오후 10시부터 오는 12일 오후 11시까지 나라장터시스템 복구가 이뤄지는 것을 알리는 공지사항. 나라장터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의 불똥이 부산 지자체가 추진하는 개량조개 방류, 노후 하수관로 정비 등 다양한 사업으로 튀고 있다.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민간 입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따른 것인데, 업체 선정을 위한 전자 입찰 기능 복구 시점은 추석 연휴 이후로 전망된다.

2일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강서구청은 오는 14일 명지 마을어장 일원에 개량조개 종자 80만 마리를 방류하기로 한 계획을 다음 달 초로 연기하기로 했다. 구청은 이른바 ‘갈미조개’로 불리는 지역 명물인 개량조개 어획량을 보존하기 위해 매년 10월 중순마다 종자를 방류해 왔다. 이는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화재로 방류 담당업체를 선정하는 ‘나라장터시스템’이 먹통이 된 데 따른 것이다.

나라장터시스템은 공공기관 전자 입찰·조달 시스템이다. 통상 사업 규모가 2200만 원 이상이면 이곳을 통해 공공기관과 민간업체 계약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대금 지급 기능만 임시 복구된 상태로 입찰공고, 개찰 등 계약 관련 기능은 아직 작동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자체 사정도 마찬가지다. 남구청은 용호동에 면적 4950㎡, 7~9홀 규모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입찰 개시 직전 국정자원 화재가 발생했다. 동구청이 3억 7200만 원을 투입하는 ‘동구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도 2일 입찰이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이 외에도 기장군 ‘일광읍 후동과선교 경관조명 공사’, 동래구 ‘우장춘로 정비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들이 이번 국정자원 화재로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시급한 사업은 수기 계약으로 대체하는 실정이나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부산의 한 지자체 재무과 관계자는 “업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청에서 직접 만나 수기로 계약하고 있다”며 “당장 시급하지 않은 공사들은 나라장터시스템 복구 이후 순차적으로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장터시스템은 추석 연휴 이후에나 모든 기능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조달청은 2일 나라장터시스템 공지사항을 통해 연휴 동안 복구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오후 10시부터 오는 12일 오후 11시까지 열흘간 나라장터시스템 재전환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조달청은 2일 비상운영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정자원 화재에 따라 장애를 겪고 있는 조달시스템 실태를 점검하고 정상화 현황을 살폈다.

조달청 백승보 청장은 “나라장터 등 조달시스템의 완전 정상화가 최우선 당면 과제”라며 “나라장터와 지원 시스템의 모든 서비스가 정상 제공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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