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의 주역] 산수몽과 남해 금산 교육마을
※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동양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남해 동고동락협동조합 사람들. 김재형 제공
10일간의 긴 추석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여행을 떠나셨을 겁니다.
저는 경남 남해군 상주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상주 은모래해수욕장과 금산 보리암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보리암은 우리나라 3대 기도처 중의 하나로, 입시가 다가오는 철이면 주차장에 차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번에 상주 마을을 여행한 건 모두가 보리암 기도와 상주해수욕장 모래 걷기를 넘어 상주마을공동체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상주는 상주중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 전체가 새로운 변화의 길을 찾아 나가는 ‘남해 금산 교육마을’ 운동이 일어난 곳입니다.
운동의 성과는 폐교 위기에 있던 상주중학교를 살려낸 것뿐만 아니라 상주를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었습니다. 남해 지역 전체가 새로운 교육 관점을 가지면서, 남해군이 주도하는 보물섬 인생학교와 남해금산 교육마을을 만드는 기획까지 이어지게 했습니다.
남해는 독일마을로 유명한데 머지않아 교육마을이 만들어집니다.
상주에서 은모래마을책방에서 책을 사고, 동고동락협동조합에서 만든 빵을 먹고, 지역에서 나오는 제철 채소와 어선에서 막 받아온 것 같은 생선 요리를 먹으며 지역 전체의 음식, 지식, 자연이 하나로 들어옵니다.
상주중학교의 교장이셨던 여태전 선생은 이런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에 이루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물론 농촌 지역 사정이 만만한 게 아니어서 선생의 그림처럼 100년을 이어가는 마을이 될는지는 쉽게 낙관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해오신 것만으로도 이미 새로운 길을 여셨습니다.
주역 4번 몽괘(蒙卦)는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읽으면 교사와 농촌 마을의 이야기로 읽어도 됩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 싹수 노란 학생과 그 학생을 포기할 수 없는 교사가 몽괘의 중심 이야기입니다.
몽괘의 교사는 내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은 지금 나를 가르치고 있고, 나는 그를 통해 성장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유는 농촌 마을에 그대로 가져와도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이미 경상도와 전라도의 농촌 마을은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도 없고, 몽괘의 교사와 같은 열정을 가진 분들도 없습니다. 사막 같은 느낌이 드는 곳에서 오아시스처럼 새로운 희망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살아난 힘은 아이들이 건강한 청년이 되고 그들이 결혼해서 다시 아이를 가지고 그 아이는 다시 마을에서 자라납니다. 100년을 이어가는 마을이 됩니다.
4. 산수몽(山水蒙)
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몽 형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좋은 교사는 싹수가 노란 아이를 만나더라도 그를 받아들인다. 내가 그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를 통해 내가 성장한다.
彖曰 蒙 山下有險 險而止 蒙. 蒙亨 以亨行 時中也. 匪我求童蒙童蒙求我 志應也.
단왈 몽 산하유험 험이지 몽. 몽형 이형행 시중야 비아구동몽동몽구아 지응야.
初筮告 以剛中也 再三瀆 瀆則不告 瀆蒙也. 蒙以養正 聖功也.
초서고 이강중야 재삼독 독즉불고 독몽야 몽이양정 성공야.
어린이 : 험한 산길을 오른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멈추어 생각한다. 지금 나는 어둠 속에 있는 것 같다.
교사 : 나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 좋은 교사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식으로 가르친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어둠 속에 있는 어린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를 통해 배운다. 그래야 어둠 속에 있는 그의 마음과 이어지고 안내할 수 있다.
어린이가 묻는다. 그는 정말 알고 싶어한다. 그가 묻고 또 묻는다. 이것은 그가 나를 시험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알고 싶어 하는 것인가? 어린이를 교육해서 바르게 자라게 하는 일(養正), 교사의 삶은 성인의 길이다.
2. 九二 包蒙 吉 納婦 吉 子克家.
구이 포몽 길 납부 길 자극가.
象曰 子克家 剛柔接也.
상왈 자극가 강유접야.
착하고 바른 학생을 만나 따뜻한 사랑으로 그를 가르쳤다. 어여쁜 아내를 맞아들였고, 자녀들도 건강하게 자라났다. 그는 강하고 나는 부드럽다.
빛살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