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삼정더파크 먹이비 지원 종료..."동물 보호방안 수립해야"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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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삼정더파크의 정문이 폐쇄돼 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었던 삼정더파크는 2020년 4월 부산시가 매수 의무를 거부했다며 폐업 결정을 내렸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삼정더파크의 정문이 폐쇄돼 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었던 삼정더파크는 2020년 4월 부산시가 매수 의무를 거부했다며 폐업 결정을 내렸다. 정종회 기자 jjh@

휴업 중인 부산 삼정더파크에 부산시의 먹이비 지원이 종료됐다. 동물원 측은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내년에도 지원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모기업인 삼정기업의 회생 절차가 지연되고 최근 멸종위기종 원숭이가 감염병으로 폐사하는 등 장기적인 동물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1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삼정더파크에 동물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던 먹이비 지원을 지난달 완료했다. 총 1억 6000만 원 지급했다. 동물원 측은 추가 지원 희망 의사를 밝혔지만, 시는 올해 추가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지원 종료 전에 안내했으나 (동물원 측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희망한다는 의사가 조금 늦게 전달됐다”며 “연말이라 예비비를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올해는 곤란하고 내년에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는 삼정더파크의 모기업인 삼정기업이 기장 반얀트리 화재 사고의 여파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자, 동물 보호를 위해 먹이비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 기간은 당시 회생계획안 승인이 이뤄져 어느정도 상황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10월까지였다.

그러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4차례에 걸쳐 연장돼 내달 10일로 미뤄졌다. 부산시와의 매매대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는 지난 7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새 국면을 맞기도 했지만,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면서 정상화 논의는 사실상 멈췄다.

이런 가운데 동물들의 고령화가 진행됐고, 최근에는 우결핵이 발병해 원숭이 5마리가 폐사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동물원으로부터 흰손긴팔원숭이 1마리가 폐사했고, 다른 원숭이들도 우결핵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25일 흰손긴팔원숭이에 대한 우결핵 양성 판정이 나왔고, 이어 지난달 31일 일본원숭이 7마리도 우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4마리는 폐사했다.

흰손긴팔원숭이는 해당 종 원숭이들이 이미 폐사한 뒤 홀로 남아있던 개체였다. 삼정더파크 관계자는 “타 동물원과의 동물 교류 등이 끊기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고령화가 진행됐다”며 “흰손긴팔원숭이는 16살쯤 되어서 평균수명인 15년보다는 조금 더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먹이비는 월 4500만 원 정도로, 개장 시점 1200마리 기준의 사료를 제공하고 있어 양은 풍족하다”고 밝혔다.

기업회생과 매매대금 소송 등 법적 절차가 장기화하면 동물원 관리 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동물 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전원석 시의원은 지난 7일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동물원 내 멸종위기종 폐사, 사육환경 부실, 인력 부족 등 제보가 이어지고 있고, 먹이 지원도 10월 말 종료돼 사실상 운영 공백이 우려된다”며 장기적인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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