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울산경남 김건희·명태균 파장 ‘촉각’
내년 지방선거 여론 악화 감지
김기현, 김건희에 명품 전달 파장
박완수·명태균 둘러싼 의혹 부각
명태균 씨가 지난달 28일 국경남도청 국감장에서 박완수 경남지사 뒤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과 경남의 정치인이 연달아 김건희 여사, 명태균 씨 등 직전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과 관련한 논란으로 연일 집중 조명받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7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감지돼 왔지만 이번 일로 여론이 악화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가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 부인으로부터 100만 원대 해외 명품 가방을 받은 사실을 두고 파장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세를 퍼붓고 있는데,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로저 비비에 명품백은 국민의힘을 지배한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말하고 있다”며 “김 의원의 신병을 확보해서 전당대회 흑막을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전날(9일)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건희는 뇌물 받는 것으로 세계 제일의 금메달리스트다. 김기현 전 대표는 치사한 남편이다. 자기가 한 일을 아내에게 씌운다면 윤석열보다 비열한 인간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여론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안을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진행된 경남도 국정감사장에는 정치 브로커 명 씨와 박완수 경남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주목받으며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당시 감사반 11명(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힘 4명, 기복소득당 1명) 중 과반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3시간 동안 대부분 시간을 두 사람과 관련된 논란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히 박 지사를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로 만들기 위해 명 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 부부와 박 지사 간 만남을 주선했다는 내용에 총력을 쏟았다. 이에 박 지사는 “특검이 수사하고 있고 국감 대상이 아니다. 나를 폄하하기 위한 질의 아니냐”고 반발했지만 지난 6일 국정감사 막을 내린 이후로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울산과 경남의 중량감 있는 보수 정당 정치인들이 윤석열 정권 인사들과 연루돼 연달아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국민의힘에서는 긴장감이 감지된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이 울산과 경남의 여론을 엿볼 수 있는 PK(부산·울산·경남) 여론조사에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연쇄적으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년 6·3 지방선거를 200여 일 앞두고 있는 현재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부울경 국민의힘 관계자는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압승을 노리는 민주당의 구상에서 핵심은 PK”라면서 “이 중 울산과 경남에서 연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이번 파장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우리에게 있어선 최악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또한 중앙 바람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