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더 큰 세상 만나는 길"…격려 가득 부산 수능 시험장
이른 시각부터 차분히 응원
마감 임박 도착 학생에 박수도
수송 요청 등 경찰 신고 66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인 지난 12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에서 경찰이 수능 응시생의 분실 수험표를 응시생의 자택 앞에서 전달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부산 지역 시험장 앞은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을 응원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지원도 이어졌다. 온화한 날씨 속에서 시험장 주변은 큰 혼선 없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7시 부산 연제구 연제고등학교 정문 앞. 아직 수험생 입실까지 한 시간이 넘게 남았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이 들고 온 응원 플래카드와 격려의 목소리로 일대가 활기를 띠었다. “힘내” “파이팅”이라는 응원이 곳곳에 퍼졌고, 긴장을 달래는 격려의 포옹도 이어졌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플래카드를 준비해 온 부산중앙여고 김대은 교사는 “학생들이 그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자신을 믿고 너무 떨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들은 큰 가방을 멘 채 정문 안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입실 마감 시각인 오전 8시 10분이 가까워지자 시험장 앞의 긴장감은 더욱 짙어졌다. 급히 멈춰 선 차량에서 수험생이 내릴 때마다 주변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전 8시 4분에는 한 남성이 승용차에서 내려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딸에게 수험표를 건네자 주변에서 박수가 터졌다. 오전 8시 9분, 마감을 1분 남기고 택시에서 내린 한 학생이 양손 가득 시험 자료를 든 채 교문 안으로 들어섰고, 이 학생을 마지막으로 교문은 굳게 닫혔다.
이날 연제고 앞에서 수험생들을 격려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수능이 학생 여러분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좋은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 일부 학생이 경찰에 시험장까지의 수송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큰 소동은 없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 10분까지 수능 관련 112 신고가 6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험생 긴급 수송이 5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험표 분실·습득 신고가 3건, 교통 불편 등 기타 신고가 13건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6분 ‘몸이 좋지 않아 늦게 일어났다’는 한 수험생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사상구 덕포동 부산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 앞에서 학생을 순찰차에 태워 약 5km 떨어진 낙동고등학교로 옮겼고, 입실 마감 3분 전에 도착시켰다. 오전 8시에는 “택시가 지연돼 도착이 늦어질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도시철도 남천역에서 학생을 태워 2.7km 떨어진 부산공업고등학교로 이동했고 오전 8시 10분 입실 마감에 맞춰 도착했다.
전날 오후 2시 40분에는 ‘수험표를 주웠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험표에 적힌 정보를 확인해 응시생을 특정한 뒤, 부산 해운대구 자택 앞에서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연제고 일대에서 교통정리 등 수능 지원 업무에 나선 부산 연제경찰서 최용환 연산파출소장은 “학생들이 시험장에 안전하게 도착해 침착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시험장 앞의 모습을 보니 자녀들이 수능을 치던 날이 떠오른다. 오늘 시험을 치른 모든 수험생이 그동안의 노력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