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2기 “경찰·국가 묵인 속에 형제복지원·덕성원 피해 생겼다”
18일 종합보고서 발간 보고회 개최
부산시-형제복지원 위탁계약 확인
시설 자의적 판단으로 피해자 수용
피해자 “추가 조사 위해 3기 발족을”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18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정문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조사와 진화위 3기 출범을 촉구했다.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 제공
이달 활동을 종료하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가 종합보고서를 내고 형제복지원, 덕성원 등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이 경찰과 국가의 묵인 속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진화위는 18일 서울 남산스퀘어에서 2기 진화위 종합보고서 발간 대국민 보고회를 열었다. 진화위는 1975년 7월 부산시가 사회복지법인 형제원과 ‘부랑인선도(수용보호) 위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민간 법인인 형제복지원에 경찰과 협조해 주·야 기동 단속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경찰과 형제복지원 단속반은 ‘부랑인’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권한 없이 단속해 피해자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했다.
덕성원 피해자들 역시 경찰 등 단속 주체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부랑아로 분류됐고, 제대로 된 부모나 연고자 확인 절차 없이 덕성원에 수용됐다. 담당 공무원들도 덕성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도 경찰과 단속 권한이 없는 자체 단속반의 불법 단속에 의해 강제로 시설에 수용됐다. 영화숙·재생원은 불법 단속을 통해 부모가 있는 아이들까지 수용해 국가와 부산시 보조금을 불법 수금했다.
다만 아직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진 건 아니라는 한계도 가진다. 형제복지원과 덕성원 사건은 진화위 운영 기간과 인력 한계 등으로 직권조사는 받지 못했다. 진화위는 정부에 ‘3기 위원회를 통한 조사 중지 사건과 미신청 피해자 조사’ 등 23건의 권고를 했다.
박선영 진화위원장은 “형제복지원 등 집단수용시설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제 가슴의 응어리”라며 “피해자 신청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권으로 조사해서 피해자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 소속 46명은 이날 서울 중구 진화위 정문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조사와 진화위 3기 출범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사 기회 상실 위기에 처한 진화위 미접수 피해자만 500여 명”이라며 “진실 규명은 국가의 의무이며, 진화위 3기 조기 발족과 직권조사 확대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3기 출범을 위한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