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장비 빼라” 협박한 민주노총 지부장 등 ‘징역형 집행유예’
부산지법, 6명에 ‘징역형 집유’ 선고
서구 건설 현장 등에서 강요한 혐의
레미콘 운송 중단 등으로 협박 나서
한국노총과 계약 해지하게 만들어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에서 한국노총 소속 업체들 장비 사용을 중단하게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지부장 등 6명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소속 업체의 레미콘을 공사 현장에 운송하지 않는 방식으로 협박했고, 결국 한국노총 소속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게 만들어 손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강요)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60대 남성 B 씨와 40대 남성 C 씨에겐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50대 남성 D 씨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50대 남성 E 씨와 F 씨에겐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지부장이었던 A 씨는 총파업으로 임금 협상을 끝낸 2020년 5월 말께 “부산 시내 어용 장비가 있는 현장을 모두 찾아오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등은 임금 협상 과정에 방해가 됐다는 이유로 한국노총을 ‘어용’이라 불렀고, 부산과 양산 공사 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건설기계 장비를 철수하게 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노총 소속인 D 씨는 그해 5월 29일께 ‘어용 장비 보이면 보고 바랍니다’라며 ‘뒷일은 집행부에서 책임질 테니 어용을 몰아냅시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SNS에 올렸다. C 씨·E 씨·F 씨 등은 공사 현장을 찾아 민주노총 소속 업체와 거래를 요구하는 교섭을 진행했고, A 씨와 B 씨 등은 한국노총 소속 업체와 거래하는 공사 현장에 레미콘 운송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결국 A 씨 등 5명은 2020년 6월 부산 서구 한 공동주택 건설 사업자를 협박해 한국노총 소속 업체들 장비 사용을 중단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4일부터 13일까지 해당 공사 현장에서 민주노총 소속 업체의 공사 현장 레미콘 운송을 막은 결과였다.
A 씨 등 5명은 그해 6월 말 서구 다른 건설 현장 사업자에게도 레미콘 운송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해, 한국노총 소송 업체 크레인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해당 사업자는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했고, 유압 크레인을 사용하려던 공사 계획이 틀어지면서 2억 원 상당 손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범행 행위와 정도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 중 1명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위해 각 100만 원씩 공탁(총 2200만 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