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길 해진공 사장 “글로벌 해양도시 완성엔 해운거래소 필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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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지사 개소식서 간담회
“북극항로는 미래 아닌 현재진행형”
“산은·수은급 외화채 발행 목표”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 3일 해진공 싱가포르 지사 개소식이 열린 더웨스틴싱가포르호텔에서 기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 3일 해진공 싱가포르 지사 개소식이 열린 더웨스틴싱가포르호텔에서 기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사장은 지난 3일 “신해양수도의 화룡점정은 해운거래소”라며 이재명 정부의 신해양수도 완성에 해운거래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해서는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내년 여름 시범운항을 위해 해진공이 행정절차, 선박확보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 사장은 이날 해진공 싱가포르지사 개소식이 열린 더웨스틴싱가포르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해양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해사전문법원 설치, 해양금융 기능 집적화,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 이전 등 집적화가 필요하지만, 결국 (신해양수도를 위한 기능 집적화의) 가장 정점에는 해운 거래가 자리잡고 있다”며 “해운 거래가 일어나야 비로소 해양 글로벌 도시가 될 수 있고, K해양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운)거래가 활발히 안 일어나면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을 수 없다. 글로벌 해양강국, 해양 도시의 최정점에는 해운 거래가 있다. 해운거래소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많은 관심을 갖고 국제 해운거래소 설립에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해운거래소 신설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라면서 “탄소배출권 거래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운거래소의 거래 대상으로 해운선박 가격, 친환경연료, 해양탄소배출권 등 4~5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병길(가운데)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 3일 해진공 싱가포르 지사 개소식이 열린 더웨스틴싱가포르호텔에서 기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안병길(가운데)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 3일 해진공 싱가포르 지사 개소식이 열린 더웨스틴싱가포르호텔에서 기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해진공은 운임거래소를 뛰어넘은 한국형 파생상품 거래소, 한국형 국제해운 거래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해진공이 축적해온 KCCI(KOBC 컨테이너선운임지수), KDCI(KOBC 건화물선운임지수)와 같은 공신력 있는 운임지수를 기반으로, 운임과 친환경연료 파생상품, 탄소배출권 거래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다른 해운거래소와 차별화하기 위해 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는 물론, 폐선 및 중고선 거래, 해양에 특화한 탄소배출권 거래까지 계획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해서는 “내년 여름에 (정부 차원에서)시범운항을 준비하고 있는데, 꼭 성공시켜야 한다”면서 공사 직원들도 상하이와 모스크바 출장을 갔다 왔고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북극항로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면서 “상업운항은 아직 이르다고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자칫 중국이나 일본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각국의 추진 정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여름에는 쇄빙선이 없어도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은 북극의 얼음이 녹는 하절기(7~9월)를 이용해 연간 20회 이상 시범운항을 하고 있으며, 일본도 미국의 러시아 규제가 풀릴 경우를 대비해 적극 준비하고 있다.

첫 해외지사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과 관련, 안 사장은 “해운항만 물류는 특성상 글로벌 특성을 갖는데, 그동안 글로벌 진출이 아쉬웠다”면서 “이제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 밀착형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해진공 ㄹ핵심 업무로는 △외화채 자금조달 △해운선사 지원 △글로벌 해운동향 파악 등 3가지를 꼽았다.

외화채 조달과 관련, 안 사장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수준 외화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포스코의 HMM 인수설’에 대해서는 해운업계의 반발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인수 검토를 위한 자체 연구용역을 한 것으로 안다. 인수 의사를 공식 밝힌 것은 아니니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HMM 매각 논의 이전에 소유구조 문제가 먼저 결정돼야 한다”면서 "해상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도움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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