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호재’에도 지지율 맥못추는 국힘… 내부 충돌 격화
통일교 의혹 불거진 뒤인 11~12일 리얼미터 조사
민주당은 1.6%p 오른 45.8, 국힘은 2.4%p 빠진 34.6
15일 최고위서 양향자 “합리적 지지층에 어필해야” 지도부 직격
반면 강경파 김민수 “왜 당대표 흔드나…민주당 공격하라” 치받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더불어민주당의 쟁점 법안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이라는 여권의 악재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좀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강경’ 장동혁 지도부와 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당내 의원들의 갈등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15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45.8%, 국민의힘이 34.6%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1.6%포인트(P) 올라 3주 만에 반등한 반면, 국민의힘은 2.4%P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통일교 의혹으로 이재명 정부 현직 장관 중 첫 낙마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이 반사 이익을 전혀 얻지 못한 셈이다.
반면, 리얼미터가 지난 8∼12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0.6%p 하락한 54.3%였다. 부정 평가도 직전 조사 대비 0.6%p 하락한 41.5%로 집계됐다. 전방위적인 의혹 확산에도 국정 동력에 입힌 데미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리얼미터 측은 “민주당의 경우,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국민의힘의 입법 저지 등이 진보·중도층 결집을 자극했다”면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부의 통일교 유착 의혹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지만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동명 당원 논란 등 내부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권 내부의 각종 논란에도 지지율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 균열은 한층 더 벌어지는 분위기다. 15일에는 공식석상에서 공개 충돌이 일어났다. 당 지도부의 ‘계엄 사과’를 요구해온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여론조사 수치와 관련, “현재 국민의힘은 상대보다 지지율, 결집도, 중도 확장성, 그 총합인 선거 경쟁력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이슈가 결집에 도움이 될까. 중도층이 공감하지 않는 계엄 정당론이나 부정선거론이 과연 도움이 될까”라고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도 좋지만 합리적 지지층, 특정 주장이 아닌 보편 정서에 어필할 수 있는 정책·메시지·행보·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도부 내 강경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양 최고위원이 언급한 한국갤럽 등 ‘면접자 설문방식’ 여론조사의 편향성을 언급하면서 “왜 우리 손으로 뽑은 당 대표를 흔들려고 하느냐”고 치받았다. 이어 “민주당은 통일교 문제, 대장동 항소포기, 양평공무원 자살사건, 관세, 부동산, 환율, 김현지까지 너무 많은 문제가 있는데 왜 당내에 공격을 향하느냐”면서 “진짜 지방선거를 이기고 싶다면 우리가 어떤 기준을 들고 방향성을 정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을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친윤(친윤석열)계로 한동훈 전 대표를 줄곧 비판해온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민수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한편 인용된 정당 지지도 조사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3.1%p,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