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음모론에서 벗어나는 5가지 전략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정재철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표지. 원더박스 제공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표지. 원더박스 제공

음모론은 단순한 의심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까? 신문 기자이자 미디어학 박사인 저자 정재철은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에서 아니라고 단언한다. 음모론은 세상을 해석하고 설명하려는 강력한 인식 체계라는 것이다. ‘누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보이는 것 너머의 ‘은폐된 진실’을 찾아가는 서사 구조를 형성한다.

팩트만 제대로 알려주면 음모론에서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정체성과 감정, 공동체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해서 믿음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모론은 지능이나 지식 수준과도 큰 상관이 없다. 학력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쉽게 음모론에 빠진다. 음모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에 의존하기보다는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오히려 “잘 모르겠다”는 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음모론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저자는 음모론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5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는 사전 예방이다. “선거가 다가오면 조작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같은 메시지를 미리 전달하면 음모론을 접했을 때 더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다. 백신 주사와 같은 효과다.

둘째는 대화 기반의 교정 전략이다. 직접 논박하지 않고 질문을 통해 신념의 근거를 스스로 점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믿음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반대되는 증거가 나온다면, 입장을 바꿀 수 있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는 방식이다. 한 연구에선 참가자의 68%가 이런 식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확신 수준을 낮췄다.

이밖에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 알고리즘 규제와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대응, 논리적 설득과 반박이 아닌 공감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재철 지음/원더박스/272쪽/1만 70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