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돌봄 드러내야” 부산 ‘영케어러’ 지원 인프라 강화 논의
학교를 중심으로 한 영케어러 조기 발굴 체계 제안
지역사회 연계 통한 지속 지원 필요성 과제로
속보=‘영 케어러(Young Carer)’ 지원 인프라 마련을 위한 부산의 대응(부산일보 6월 27일자 6면 보도)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시와 부산 지역 사회복지관 등 지원기관을 비롯해 학계와 영케어러 당사자들도 한 자리에 모여 현장 중심의 발굴과 긴밀한 지원 연계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15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족 돌봄 아동(영케어러) 정책제안 포럼’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 해 동안 추진된 영케어러 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역할과 향후 정책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영 케어러는 중증질환, 장애, 치매 등을 앓는 조부모나 부모의 간병과 생계 등 돌봄을 책임지는 아동·청소년을 뜻한다.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국내에선 ‘가족 돌봄 아동·청소년’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학업이나 정서·경제적 부담이 중첩된 상황에서 자라며 성인 이후에도 고립, 실업, 빈곤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포럼에서는 영케어러 조기 발굴과 지원 강화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학교를 중심으로 한 발견체계 구축과 함께 구청·복지관 등 지역 내 유관기관 간 협력 필요성이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영케어러가 겪는 돌봄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정의 몫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토론에서는 행정·학교·연구·당사자 관점에서 영케어러 지원 과제가 폭넓게 논의됐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김현주 교수는 영케어러가 일상적인 돌봄 부담으로 인해 학습과 휴식, 또래관계, 미래설계 전반에서 제약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구조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강화가 제시됐다. 학교·교육사회복지사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생활 여건과 돌봄 부담을 직접 살피고, 확인된 사례를 지역 복지자원과 연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연구원 장지현 연구위원은 “영케어러를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학교”라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조기 발견과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역시 영케어러 발굴과 지원에 있어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복지정책과 김현숙 돌봄복지팀장은 “가족돌봄 아동과 청소년은 제도 밖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행정이 먼저 발견하고 연결하지 않으면 지원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학교와 지역사회, 행정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수경 부울경권역총괄본부장, 부산사회복지관협회 류승일 회장, 부산시 정태기 복지정책국장 부산시의회 윤태한·서지연 의원을 비롯해 부산 지역 구청과 학교, 복지관 등 영케어러 관련 업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수경 부울경권역총괄본부장은 “부산시와 사회복지관협회, 지역기관, 후원기업이 합심하는 민관협력 보호체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촘촘한 안전망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정책 제안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