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속 거취 고심하는 김병기… 당내는 벌써 차기 경쟁 ‘꿈틀’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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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 30일 입장 밝힐 듯
박주민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
박정·백혜련·한병도 물밑서 차기 준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앞은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앞은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연합뉴스

전직 보좌관과 폭로전을 주고 받으며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싸고 당 안팎의 거취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연일 비위 의혹이 보도되면서 일각에서는 벌써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주말인 이날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원내 현안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변 의원들을 통해 관련 의혹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낮은 자세로 성찰하면서 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정청래 대표가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당내 분위기는 싸늘해지며 김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30일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 29일 중 일정이 공지되거나, 별도 공지가 없으면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언급이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내 공개적인 압박이 점차 산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김 원내대표의 입장 표명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시장 후보군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26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에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거취를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저라면 당에 부담을 안 주는 방향으로 처신에 대해 깊게 고민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의혹을 받는 것 자체도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저 같은 경우에는 인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거나 그런 것부터 시작하지 않겠나. 거취 표명까지 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금명간이라고 하는 그 시간 중에 또 다른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민심의 흐름이 크게 어떻게 갈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그 입장 발표의 내용과 수위를 정하지 않겠나. 그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이런 차원에서 벌써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미 박정·백혜련·한병도(3선·가나다순)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고 주변 의원들과 접촉 중인 걸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승래 사무총장과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언급되고 있다.

관건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정 대표 체제의 역학구도 변화다. 그간 김 원내대표는 당의 투톱 중 한 축으로 정 대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차기 원내대표의 색채에 따라 여권 내 권력구도도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 의원은 8·2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의원의 선거를 도운 인물이며, 백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걸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한 의원은 586 운동권 출신 인사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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