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갯벌, 수질 자동 관측 길 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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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탁도-부유물질 농도 상관관계 규명
수로 입구 자동 계측 장비로 탁도 측정하면
갯벌 전체 부유물질 농도 정확도 높게 추정

탁도(NTU)와 부유물질 농도(TSM) 연직 시계열 분포. KIOST 제공 탁도(NTU)와 부유물질 농도(TSM) 연직 시계열 분포. KIOST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서해안 곰소만 갯벌에서 관측한 탁도(NTU)와 부유물질 농도(TSM) 사이에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KIOST 이준호 박사와 유주형·김근용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갯벌과 같은 복잡한 연안 환경에서 관측 자동화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서해안 유네스코 갯벌에서의 순 부유퇴적물 플럭스와 탁도 부유물질 농도 결합 특성:고해상도 연직 관측’ 논문을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Water’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

그동안 갯벌과 같은 연안 환경에서는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의 관계를 장시간 정량 검증한 연구 사례가 드물었다. 조석, 파랑, 하천 유입, 생물 교란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부유물질 농도가 짧은 시간에도 크게 변동해, 동일한 조건에서 두 지표를 정밀하게 비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박사 연구팀은 곰소만 갯벌 입구 주 수로에서 염분·수온·수심을 측정하는 CTD(전기 전도도, 수온, 수심) 측정기, 유향·유속을 측정하는 RCM(회전 전류계), 조위계, 자동 계측 장비와 수심별 채수 기법을 결합한 다중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13시간 동안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를 연속 관측했다.

그 결과,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 사이에 결정계수(1에 가까울수록 한 값으로 다른 값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음)가 0.94로 나타나 두 지표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계산식(탁도=0.3671×부유물질 농도)도 도출해, 앞으로는 곰소만 갯벌 입구 주 수로에서 탁도만 측정해도 갯벌 전체 부유물질 농도를 매우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갯벌처럼 변동성이 큰 연안 환경에서도 자동 관측을 통해 핵심 수질 지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갯벌 모니터링과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KIOST는 설명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해양 생물 다양성뿐 아니라 바다의 중요한 탄소흡수원으로서도 가치가 크다”며 “앞으로도 드론, 지형 측량, 고해상도 하구·연안 모델링 등 첨단 관측 기술을 활용해 과학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갯벌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의 ‘갯벌 공간정보 변화 모니터링 기술개발’ 연구 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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