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청와대, 막 내린 대통령실'…이 대통령 청와대 첫 출근 [영상]
이 대통령 29일부터 청와대로 출근
용산 대통령실 결별하고 다시 청와대 시대
대통령 청와대 출근은 文 이후 1330일 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이전 후 청와대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난 윤석열 정부에 의한 ‘용산 시대’가 막을 내리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출근, 여민관 집무실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다.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출근한 퇴임일인 2022년 5월 9일로부터 1330일 만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새해를 앞두고 청와대가 문을 활짝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청와대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대통령 전용차를 통해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 수십 명은 이 대통령 차량이 지나가자 “이재명 만세”, “대통령 화이팅” 등을 연호했다. 청와대로 첫 출근한 이 대통령은 이날 검은색 코트 차림에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강·파랑·하양의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여민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경례하는 101경비단 경찰관에게 “왜 나와 있어요? 아, 이사 기념으로?”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청와대 주변 순찰 강화에 나섰지만, 이 대통령이 ‘낮은 경호’를 강조한 만큼 청와대 주변 삼청로 인근으로 러닝하는 시민들도 더러 볼 수 있었다.
이 대통령 청와대 출근에 맞춰 이날 오전 0시엔 청와대에 한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게양됐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환원되며 업무표장(로고)도 변경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참모들과 아침 차담회(티타임)을 가지고 이후 첫 일정으로 청와대 내부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안보 대비 태세 등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시설 개선 공사 기간에도 시스템을 중단 없이 가동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여러분의 손에 국민 안전과 생명이 달린 만큼 365일 24시간 철저히 근무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 복귀를 준비해 왔고 지난 9일 본격적으로 업무 시설 이사를 시작해 약 3주 만에 마무리했다. 대통령 경호처도 국가정보원 및 군경과 합동으로 보안 점검을 마쳤다. 대통령실이 연내 청와대 복귀를 마무리한 것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와 결별하고 미래지향적 국정 운영 기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이 회복과 정상화의 상징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돼있다. 이 대통령은 이중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참모진인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과 수석들도 이 대통령과 같은 건물을 사용해 ‘1분 거리’에서 소통할 계획이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본관이 아닌 여민관을 집무실로 택한 데 대해 “‘백성과 함께한다’는 뜻의 여민관에서 국민과 국정 운영 과정을 함께하겠다는 국민주권 정부의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정이 투명한 일하는 정부, 국민에게 효능감을 주는 실용주의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과거 용납할 수 없는 내란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충분히 소명해야 하고, (내란과 관련) 단절 의사와 관련해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 인선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말씀한 부분은 ‘부산 출신이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그 이상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