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권 독립·부일영화상·AI 대응… 부산일보 80년은 도전의 역사
한국전쟁 당시 '중앙지' 역할
지역 언론 최초 AI 활용 준칙
전국 뉴스 플랫폼 경쟁력 갖춰
2025 부일영화상이 9월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병헌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일보의 80년은 도전의 역사다. 전시 부산에서 ‘언론의 언론’으로 맹활약했고, 민주화의 열망에 응답해 편집권 독립을 쟁취했다. 북항 시대를 앞둔 부산일보는 이제 지면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AI 혁명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광복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았던 1946년 9월 부산일보는 ‘불편부당, 엄정중립’이라는 사시를 내걸고 중구 중앙동에서 창간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부산일보는 급격히 성장했다. 부산일보는 피란 수도 부산의 ‘중앙지’로서 국내는 물론 외신에도 뉴스를 공급하는 창구였다.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사옥이 전소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불탄 사옥에서도 활동을 이어갔다. 부산일보는 그해 11월 29일 자 사고에서 “그러나 본사는 언론 본래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또한 항상 본지를 편달하여 주시고 애독하여 주신 천하 애독자의 후의에 보답하기 위하여 계속 본지를 발간키로 하였읍니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당시에도 부산일보는 지역 신문은 물론 전국 언론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1958년 한국 최초의 영화상인 부일영화상을 제정하며 언론의 지평을 넓혔다. 이듬해 지역 신문 최초로 조·석간 6면을 발행했고, 서울지사를 설립해 영향력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민주화와 분권의 열망이 뜨거웠던 1980년대 부산일보도 시대적 소명에 응답했다. 1984년 12월 31일 동구 수정동 시대를 맞은 부산일보는 ‘독자’와 ‘지역’을 앞세우며 언론의 정체성을 분명히 다졌다. 부산일보 기자들은 1988년 1월 노조 결성에 이어, 7월 사상 첫 편집권 독립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다. 6일간 총파업 끝에 편집국장 추천제가 도입됐다. 부산일보의 투쟁은 지금도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역사에서 기념비적 사건으로 회자된다.
신문 제작의 혁신도 이어졌다. 부산일보는 1992년 10월 전 지면을 컴퓨터 조판으로 제작했다. 2015년에는 창간 68년 만에 조간으로 전환했고, 전 지면을 컬러화해 독자들에게 더 생생한 뉴스를 제공했다.
‘북항 시대’를 앞둔 부산일보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최근 지역 언론 최초로 AI 활용 준칙을 마련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언론으로서 윤리와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짐이었다. 2023년 2월 지역 언론 최초로 네이버 구독자 300만 명을 돌파하며 전국구 매체로서 영향력도 입증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