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난도 상승, 초과 근무 많아”… 법관 90% “증원 필요”
사법정책연구원, 연구 보고서 발간
600명 증원 필요하단 의견이 다수
“직업에 만족” 응답은 68%로 줄어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현직 법관 10명 중 9명 정도가 법관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판 난도가 올라가는데 업무 강도는 높은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법관은 늘린다면 600명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정책연구원은 ‘재판 실무 현황과 법관 근무 여건에 관한 실증적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법원 내부망을 활용해 2024년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했다. 설문에는 전국 법원에 근무한 법관 총 3206명 중 940명이 응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법관 중 90% 정도는 “법관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증원 규모는 600명 정도로 꼽는 법관이 가장 많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 시간을 기준으로 증원 규모를 추산하면 약 1000명 증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법관들이 응답한 600명은 현실적 제약을 의식해 신중하게 답변한 최소한의 증원 필요 규모”라고 해석했다.
판사를 보좌하는 재판연구원 증원이 필요하단 응답도 74.1%에 이르렀다. 다만 법관 약 76.3%가 재판연구원보단 법관 증원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설문에 응답한 법관 중 91.1%는 “재판이 예전보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체감하는 소송 사건 난도와 복잡성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간적 부담을 유발하는 업무로 ‘사건 기록 검토’를 꼽은 응답은 87%에 이르렀다.
법관들 대다수는 자신들 업무 강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설문 응답자 중 52.6%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 중이고, 주 60시간 이상 근무 비율도 21.0%에 달했다. 주 3회 이상 야근하는 법관 비율은 약 56%에 이르렀다. 주 4회와 주 5회도 각각 16.5%와 11.9%로 적지 않았다. 응답자 중 52.2%는 업무로 인한 정신적 고갈이나 탈진(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법관이라는 직업적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68%로 줄었다. 2020년 조사 결과인 85.4%보다 17.4%포인트(P) 하락했다. 불만족한 주요 원인으로는 ‘불충분한 보수 수준’ ‘근무의 고된 강도’ ‘가정(개인) 생활의 희생’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법관직에 대한 자긍심 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