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유승민 총리’ 검토한 이 대통령…“제안 거절했다”
거절 이유엔 “철학 버려서까지 욕심 낼 자리 아냐”
이혜훈 후보자 이어 보수 인사 영입설 분분
조경태 장관·유승민 총리설…외연확장 시동거나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삼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구현해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이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후보 측으로부터 정권 출범 시 국무총리직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유 전 의원은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해 2월 민주당의 한 의원이 ‘이재명 당시 대표가 집권하면 국무총리를 맡아 달라고 전달하라 했다’고 말했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이 대표에게 전하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후에도 이 대통령 측에서 꾸준한 연락이 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2월에 이미 끝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민주당 쪽에서 여러 차례 연락이 왔고, 5월 초쯤엔 당시 의원이던 김민석 총리에게서 전화와 문자가 여러 통 왔지만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다음날 이 후보에게서 전화가 여러 통 왔고, ‘이재명입니다. 꼭 통화하길 바랍니다’라는 문자도 남아 있었다”며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갔고 괜히 오해받기 싫어 일절 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같이 일을 하나. 이 대통령 밑에 총리 자리가 뭐가 탐이 나서 그걸 하겠느냐”며 “사람이 철학과 소신을 버려서까지 욕심낼 자리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임명직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재명 캠프는 ‘국민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영입하는 등 보수 인사 포섭에 공을 들였고, 그 작업을 도맡은 게 김 총리였다. 청와대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대통령실은 유 전 의원에게 국무총리직을 제안한 사실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며 부인했으나, 김 총리 등 구체적인 증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민주당 측에서 제안한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보수 인사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여권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가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대선 전부터 ‘통합’ 기치를 내세우며 권 장관과 김용남·허은아 전 의원 등을 소환했던 여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재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와 멀어진 보수 인사들을 포섭해 민주당이 취약한 극우와 영남권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