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숙원’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또 좌초 위기
환경청, 울주군에 ‘재검토’ 전달
사실상 케이블카 추진 반대 의사
전국 20여 곳 케이블카 추진 중
지선 앞두고 지자체마다 ‘눈치’
2026년 첫날인 1일 경남 거창군 남상면 감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녘 하늘에 병오년 첫 태양이 붉게 떠오르고 있다. 거창군 제공
울산 울주군이 20년 넘게 추진해 온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환경 당국이 신불산의 생태적 가치와 지질학적 위험성, 경제성 부족을 지적하며 사실상 사업 불가를 뜻하는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지난달 30일 울주군에 보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에서 ‘재검토’는 사업자가 제시한 저감 방안으로는 환경 영향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과거의 ‘부동의’와 같이 사업 추진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번 결정의 핵심 사유로 생태계 훼손 우려를 꼽았다.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탐방객이 지속해서 유입될 경우 생태 축 단절은 물론 고지대의 우수한 식생이 영구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이 들어설 암석 돔 구간은 수직 절리가 다수 발달하고 풍화가 진행돼 낙석이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청은 “인공 보강을 할 경우 돔 고유의 자연성이 훼손되고, 굴착과 진동으로 암반 균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환경청은 케이블카 노선이 신불산의 대표 경관인 공룡능선을 가로지르게 설계돼 자연적 미관을 해칠 것이고, 전국 43개 관광용 케이블카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과 경남 양산·밀양, 경북 청도·경주 등에 걸친 해발 1000m 이상의 산군이다. 이번 사업은 울주군 등억집단시설지구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6km 구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이를 통해 산악 관광을 활성화하고 ‘반구천의 암각화’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지역 사회의 여론은 다시금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울주군 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단체와 80여 개 유관 기관은 “케이블카는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국 제일의 산악 관광자원으로써 울산의 위상을 드높일 필수 자원”이라며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2018년에도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됐던 이 사업이 이번에도 환경청의 ‘재검토’ 결정에 가로막히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번 결정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20여 개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