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쿠팡 고쳐 쓸 수 있겠나 의문…문제 원인 인식해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AI 산업전환과 일자리 포럼 최종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문회를 보며 쿠팡을 고쳐 쓸 수 있겠나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이라도 문제의 원인을 인식하고 교훈을 찾겠다고 하면 국민이 기회를 줄 텐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시무식에 앞서 기자단과 만나 지난해 12월 29∼30일 국회에서 진행된 쿠팡 연석청문회 참석 소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쿠팡이 산업재해에 제대로 대응 못 하고 은폐해서 대량 정보 유출도 발생한 것"이라며 "작은 사고가 나면 예방해서 큰 사고를 막아야 하는데, 작은 사고를 덮고 하다가 지금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사고가 날 수 있다"면서도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안 보여 안타까웠다"고 했다. 노동부는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 신속히 조사하고,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 조치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김 장관은 이날까지 입법 예고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관련 노사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노동부가 내년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입법예고한 개정안에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우선 진행하되 절차 중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하청 교섭권이 박탈된다"면서, 경영계는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형해화된다"면서 각각 반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노동계든 재계든 의견을 취합해 수용할 예정"이라며 "입법 예고는 수용자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라 그런 차원에서 합리적 안을 적극 수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관계를 법 제도로 규정하는 건 잘못하면 제도주의에 빠질 수 있다"면서 "어느 제도도 완벽할 수 없다. 신뢰 자산이라는 기초 자산을 구축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