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메이커' 공언했던 트럼프, 달라진 외교 정책 기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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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정복 전쟁 않겠다" 불구
취임 첫 해 예멘 등 군사 공격
'마두로 체포' 정책 선회 확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뚜렷한 외교 정책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타국의 ‘정권 교체’까지 목표로 삼는 공격적 기조로 선회한 것이다.

미국 NBC 방송은 4일(현지 시간)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위해 미군을 동원하고 향후 유사한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은 과거의 ‘미국 우선주의’ 수사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계에 발을 들인 이후 미국을 ‘군사적 수렁’에서 빼내겠다고 공언하면서 지지자들을 모은 인물이다. 그는 선거 때마다 국가 건설, 정권 전복 등을 목적으로 한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실제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지지한 공화당 동료들과 역대 대통령들을 맹렬히 비난했고, 2024년 대선에서는 정부 내 ‘전쟁광’들을 해고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취임 연설에서도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중재자(peacemaker)와 통합자(unifier)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우리의 승리는, 전투에서 이기는 것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에서, 더 중요하게는 아예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 예멘, 시리아, 이라크,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이란을 겨냥한 군사 공격을 명령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영토에 미군을 직접 투입해 ‘마약 테러범’으로 규정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미국으로 압송했다. 취임 후 조금씩 관측되던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선회 조짐이 명확해진 순간이라는 게 현지 언론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일시적으로 ‘운영’하고, 석유산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동시에 지상군 배치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그러면서 다른 중남미의 반미 정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집권 2기에 보다 개입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여러 방면에서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의지가 커진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정책 원칙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이런 기조 변화는 ‘반개입주의’를 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마가(MAGA)의 반발을 부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가 핵심 인사들이 현재는 마두로 축출 작전에 대해 우호적으로 발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눈엣가시인 콜롬비아와 쿠바, 멕시코 등을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경우 지지층 분열 가능성이 있다. 이은철 기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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