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산업 고도화'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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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업 진로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
전력반도체 특화단지와 시너지 효과

부산 기장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부산시 제공 부산 기장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부산시 제공

원격·친환경 선박 시대를 향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부산에서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가 오는 19일 출범한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이 주축이 돼 차세대 해양반도체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것은 ‘해수부 부산 시대’를 맞아 시의적절하다. 조선·해양의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선박의 안전과 성능을 좌우하는 해양반도체는 말 그대로 선박의 두뇌다. 아직 국제 표준조차 정립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라는 점에서 이번 협의체 출범은 부산 산업의 진로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해양수도를 자임해 온 부산이 이제 항만과 물류를 넘어 해양 기술의 심장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마련된 셈이다.

해양반도체는 북극항로 등 극한의 해양 환경에서도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 해양관측장비를 자동 제어해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조선·해양 특화 핵심 반도체 기술이다. 부산은 이런 해양반도체를 키우기에 유리한 산업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이 집적돼 있고 관련 연구 인프라와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탄탄해 해양반도체 육성에 유리하다. 여기에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은 시너지를 더한다. 디젤 중심에서 전동화·스마트화로 전환되는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에서 선박 고도화의 핵심은 반도체다. 기존 조선 산업의 연장선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부산 앞에 놓여 있다.

얼라이언스는 해양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을 발굴하고 핵심 기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조선사뿐 아니라 부산 기반 전력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해 해양과 반도체가 결합한 새로운 산업 모델을 모색한다. 이는 부산이 추진 중인 ‘국가 1호 상생팹’ 유치와 맞물릴 때 의미가 더 커질 수 있다. 상생팹은 국내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는 국가 주도 반도체 공장으로 비수도권 반도체 생태계의 상징적 인프라다. 전력반도체 공정 경험과 분산에너지 특구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의체가 특화단지와 연계된다면 부산은 해양과 반도체, 에너지로 이어지는 산업 축을 구축할 수 있다.

부산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는 산업 전환의 출발선이다. 조선·항만·물류로 축적된 부산의 자산을 반도체라는 미래 기술로 전환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인력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규제 개선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 전력 소비가 큰 반도체 산업이 지방에 뿌리내리려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부산은 이제 해양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의 출범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부산 산업 지형을 실질적으로 재편하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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