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싸게 팔아요” 부산 무역업체 사칭 보이스 피싱 ‘기승’
실제 업체 로고 등 도용한 명함 사용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 제시하며 접근
1750만 원 입금되자 연락 두절
경찰, 피의자 특정 위해 수사 중
부산 중부경찰서. 부산일보DB
부산의 한 무역업체를 사칭한 보이스 피싱 범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철 등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다고 접근한 뒤 돈을 받고 잠적하는 수법인데, 1700만 원이 넘는 돈을 뜯긴 피해자도 있다.
부산 중구에서 무역업체 A 사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난해 10월 27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기계설비업체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표는 B 씨에게 “C 씨가 A 사 소속 직원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A사 직원 중에 C 씨는 없었다.
앞서 C 씨는 산업 자재 등을 거래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고철 수천 톤이 있는데,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대표에게 접근했다. 대표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C 씨에게 거래 대금 약 175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입금 직후 C 씨는 연락이 끊겼고, 대표가 C 씨에게 받은 명함 이미지에 적힌 A 사 번호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했을 땐 이미 속은 뒤였다. 명함 이미지는 A 사 상호와 로고를 도용했다.
B 씨는 앞서 같은 달에 비슷한 전화를 이미 2건 받았다. 울산의 폐기물 처리업체, 경기도의 한 육류 도매업체 대표는 각각 고철과 수입육을 A 사가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들은 수상함을 감지해 송금 전 B 씨에게 확인 전화를 걸어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B 씨는 지난해 10월 말 해당 3건에 대해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죄 등의 혐의로 부산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3건의 피의자 이름은 모두 달랐지만 범행 수법과 시기 등이 유사해 동일인이거나 같은 범죄 조직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피의자 특정을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초 B 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했는데, 그 사이 범인은 또 다른 업체 2곳에 접근해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업체 측에서 B 씨에게 확인 전화를 걸어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실제 금전 피해를 본 업체 대표도 사기 혐의로 경기 지역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 기록 조회 등을 거치면서 고소인 진술 청취까지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전에도 수사는 진행하고 있었다”며 “타 경찰서와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