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하다 경찰에 연행된 전장연 대표… 국가가 1000만 원 배상해야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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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서울경찰청 표적수사 규탄 및 합동 출석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서울경찰청 표적수사 규탄 및 합동 출석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불법적으로 연행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와 그의 활동지원사에게 국가가 총 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법원 3부는 박 대표와 활동지원사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 사건을 제외한 소송에서 2심 판결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국가는 박 대표에게 700만 원, 활동지원사에게 3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박 대표는 2023년 7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하며 시위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가 다음날 석방됐다. A 씨도 함께 연행돼 조사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현행범 체포했고, 장애인 호송 전용 차량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조사를 마친 후 불법 구금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체포부터 경찰서 호송, 구금 등에 경찰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 등이 체포 전까지 도로에 있던 시간은 불과 1분도 되지 않았고, 미신고 집회였다고는 하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 대상이 될 정도였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체포 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장애인인 박 대표 등을 인도에서 포위한 채 25분 동안 방치했고, 승합차를 이용해 경찰서로 호송한 과정 등에서도 인권을 침해하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박 대표를 체포해 조사하고서 30시간가량 구금한 뒤 석방했는데, 이는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현행범 체포 요건인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다. 국가는 공무원들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국가가 불복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기각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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